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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 재학생 4.5만명→ 1.7만명으로 감소
이데일리가 21일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연보를 토대로 지난 10년(2008~2018년)간의 법학계열 입학정원과 학생 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국의 법대 입학정원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쿨 도입 직전인 2008년 전국의 법대 입학정원은 1만270명이었다. 하지만 로스쿨이 문을 연 2009년 법대 입학정원은 5493명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에는 3397명으로 줄었다. 현재 법대를 다니는 재학생 수도 같은 기간 4만4485명에서 1만7198명으로 감소했다. 휴학생을 포함한 재적학생 수는 7만597명에서 2만6341명으로 37% 수준으로 떨어졌다.
로스쿨 입학생 중 법학전공자의 비중도 눈에 띄게 줄었다. 로스쿨 합격자 중 법학전공자는 2013년 55.36%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8.45%까지 하락했다. 법대생 자체가 감소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법대가 몰락한 직접적 원인은 로스쿨 설치 25개 대학이 법대를 폐지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서울에서만 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11곳에서 법대(법학부)를 폐지했다. 그나마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배출되던 시기에는 법학부를 유지하는 대학이 많았다. 하지만 사시까지 폐지된 마당에 더 이상 법대를 유지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대학이 다수다.
서울 소재 대학 로스쿨 진학과정 운영
법대 구조조정은 크게 2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로스쿨 설치인가를 받지 못한 서울의 대학들은 로스쿨 진학 과정을 운영 중이다. 홍익대가 대표적 사례다. 2017년 이 대학 법대 졸업자 37명이 로스쿨에 진학했다. 로스쿨 개원 이후 2016년까지 로스쿨 진학자 수는 132명에 달한다. 홍익대는 로스쿨 설치인가를 받지 못했지만 2009년부터 로스쿨 진학 대비(pre-lawschool) 과정을 운영해왔다.
지방대 법대도 경찰직·공무원 준비반 등으로 생존을 꾀하고 있다. 부산의 경성대는 2015년 법학과를 법행정정치학부로 개편했으며 대전의 배재대도 비슷한 시기 법학부를 공무원법학과로 전환했다.
법대 규모가 3분의 1토막 나면서 학문으로서의 법학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용상 동국대 법대 교수는 “로스쿨들도 변호사 등 실무경력자 위주로 교수를 채용하면서 법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점차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이어 “로스쿨 도입 취지는 다양한 전공지식을 가진 법조인 배출”이라며 “법대에 야간 로스쿨을 설치토록 해 전문직 종사자들이 직업을 유지하면서 로스쿨을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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