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하! 안녕하십니까! 저는 자이언트 펭TV의 펭수입니다! 펭펭!”
우주 정복과 슈퍼스타가 목표인 EBS 연습생 펭수. 그는 EBS1과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에 등장하는 펭귄 캐릭터다. 펭귄 인형을 쓴 캐릭터지만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그는 뽀로로와 BTS를 보고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고향인 남극을 떠나 한국에 왔다.
펭수의 재주는 무한대다. 박자와 밀당 하는 중독적인 랩부터 들숨과 날숨의 꿀 조합으로 귀를 청소해주는 요들송까지. 펭수는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못 하는 거 빼고 다 잘하기로 유튜브 계에서는 소문이 자자하다. 우주정복을 통해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펭수. 연습생 생활 8개월 차에 구독자 26만 명을 넘어서며 슈퍼스타로 등극했다.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인데 오히려 2030 세대 그에게 빠져들었다. 고3때도 안 본 EBS를 퇴근길에 보게 만든 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스냅타임이 펭수가 전 국민의 원픽(One Pick)이 된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다.
조용한 교육방송에 동심파괴 B급감성 끼얹기
선을 넘을 듯 넘지 않는 독특한 캐릭터 펭수는 지루하게 느껴왔던 교육방송에 B급 감성을 불어넣었다. ‘자이언트 펭 TV’에서 ‘EBS 아이돌 육상대회 (이하 이육대)’가 방영되고 2030세대에게 펭수가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이육대는 최근 100만 뷰를 돌파하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대학생 박연지(23)씨는 요새 펭수에 푹 빠져있다. 박 씨는 “어느날 유튜브 추천영상에 이육대가 올라와 처음 보게 됐다"며 "펭수도 너무 웃기고 영상에 반응하는 댓글들은 더 웃겨서 자이언트 펭TV를 구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댓글들은 자이언트 펭TV의 또다른 매력 중 하나다. 다양한 세대가 자이언트 펭TV를 시청하고 댓글을 달며 소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령대가 펭수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구독자들은 "EBS 대체 누구를 타깃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짠거야? 이거 어린이용은 아니고 대체 뭐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펭수는 나와 동년배임이 확실하다" 말하는 2030
펭수는 걸걸한 목소리로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한다. EBS에서 잘리면 KBS로 이직하겠다거나 EBS 소속임에도 김명중 사장의 이름을 서슴지 않고 언급하기도 한다. 걸걸한 목소리는 30대를 연상시키지만 펭수는 고작 열 살이다.
펭수의 추종자들은 웃음을 자아내는 펭수의 눈동자와 목소리를 매력으로 꼽는다. 한 네티즌은 “전자담배향이 느껴지는 동심파괴 걸걸한 목소리와 약간 남다른 인성이 느껴지는 톤 또한 매력 요소”라며 “펭수와 내가 동년배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펭수야 대학교도 와주면 안 될까?”, “펭수야 우리 학교에도 와줘 대학원인데 괜찮겠니?”, “저희 회사로도 와주세요! 저희 사장님이랑도 의논 좀 해주세요” 등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펭수는 소통의 달인이기도 하다. 평소 까칠한 성격인 그에게도 따뜻한 구석이 있어서다. 펭수는 ‘펭수의 얼어죽을 고민상담소’ 영상을 통해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소통한다.
한 어린이는 달리기를 못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다는 사연을 보내왔다. 펭수는 “나도 달리기는 조금 느리다. 하지만 하나를 잘 못 한다고 해서 속상해 하지 말라"며 " 잘 하는 게 분명 있을 것"이라며 따뜻하게 위로했다. 사연을 보낸 어린이를 놀리는 친구들을 대신 욕해주기도 하며 펭수는 모두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라이벌은 나 자신! 이상형도 나 자신!"이라며 언제나 자신감과 자기애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펭수. 아직은 EBS 연습생 신분인 그가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를 넘어서서 우주정복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스냅타임 김연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