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옛 소련 부활 꿈꾸나…미러 협상 접점 안 보인다(종합)

미러, 외교 협상 통한 사태 해결 난망
푸틴 안전보장 요구, 사실상 소련 부활
중유럽도 영향…미 수용 불가능 조건
이 와중에…러, 미 보란듯 핵무력 시위
바이든 "푸틴, 침공 결심한듯" 맹비난
당분간 우크라 전쟁 공포감 이어질듯
  • 등록 2022-02-19 오전 9:23:03

    수정 2022-02-19 오전 9:30:5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전쟁 공포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를 두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에 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보란듯 핵무력 시위를 지휘한다. ‘강대강’ 대치에서 누구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기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제공)


러시아, 옛 소련 부활 꿈꾸나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백악관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병력 증강을 지속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결심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에 대한 서방의 추정치는 많게는 19만명까지 나온 상태다. 마이클 카펜터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미국 대사는 “16만9000~19만명을 집결해 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제1차,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로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병력 집결이다. 러시아는 병력 철수를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 군대가 수일 안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려 한다고 믿을 만한 근거를 갖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침공 명분을 쌓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주요국 정상과 통화하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아울러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과 머리를 맞댔다. 러시아에 맞서 단일 대오를 정비하려는 목적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에는 해리스 부통령 외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등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나왔다. 다만 러시아 측은 불참했다.

서방 진영의 이같은 압박은 러시아의 안전 보장 요구가 너무 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러시아가 미국에 보낸 안전 보장 협상 답변을 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 외에 △나토 추가 확장 포기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가 나토에 가입한다는 2008년 부쿠레슈티 성명 철회 △현재 나토 회원국이 아닌 옛 소련 국가 내 나토 군사기지 건설 포기 △중부·동부 유럽의 나토군 자산 철수 등을 담고 있다.

그 속내는 자명하다. 현재 나토 회원국이 된 옛 소련 국가들까지 러시아의 영향권에 놓겠다는 것이다. 옛 소련의 부활을 꿈꾸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물리적인 전쟁이 됐든, 외교적인 타결이 됐든 미국이 하나같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들이다.

외교적 협상 통한 해결 ‘난망’

미국은 최악의 전쟁 시나리오가 아닌 외교를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문제는 러시아가 순순히 굴복하고 들어올 정도의 약소국이 아니라는데 있다.

실제 러시아는 꿈쩍도 않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는 와중에 푸틴 대통령이 직접 핵전력 훈련을 지도하는 건 의미가 작지 않다. 단일 대오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각 나라마다 이해관계가 약간씩 다른 서방 진영을 향한 사실상 ‘협박’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는 19일 전략억지군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 시험 등을 포함한 핵전력 훈련을 지도한다. 이번 훈련에서는 공격핵전력인 대륙간탄도미사일, 장거리전략폭격기, 미사일 탑재 잠수함과 방어핵전력인 미사일공격경보시스템, 우주공간통제시스템, 미사일방어시스템에 대해 점검한다. 공중우주군, 남부군관구, 전략미사일군, 북핵함대, 흑해함대 등이 총출동한다.

러시아는 그동안 매년 전략 핵전력 훈련을 해 왔다. 이번 역시 정례적인 훈련이라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까지 임박하면서 긴장감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러 외교 수장들은 23일 회담을 한다. 블링컨 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의 회담 초청을 수락했다고 백악관은 이날 전했다.

두 나라는 모두 표면적으로 외교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타결 접점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3일 만남을 통해 당장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예상이 많다. ‘최종 담판’보다는 ‘대화 지속’의 성격이 더 강한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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