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국제 유가가 배럴당 38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강화 조치에 대응해 본격적으로 원유 감산에 나서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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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체이스는 러시아가 하루 500만배럴의 석유를 감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38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와 같은 미국과 유럽의 대(對) 러시아 제재 조치 강화가 러시아가 보복 제재에 나서도록 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7개국(G7) 정상들은 지난달 28일 독일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조이는 데 합의했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건 애널리스트는 고객에게 보낸 글에서 러시아는 현재 재정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에 자국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하루 원유 생산량을 500만배럴까지 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터분석업체 CEIC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상수지는 올 1~5월 1103억달러(약 143조 2000억원) 흑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322억달러)의 약 3배 가까이 늘었다.
카네바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는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원유 수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러시아 정부가 원유 감산을 통해 서방에 고통을 주려 할 것이고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 악화 여부는 러시아 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가 하루에 원유 생산량을 300만배럴만 감산해도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가 배럴 당 190달러가 될 것이며, 최악의 경우 500만배럴을 줄이면 배럴 당 380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52%(2.67달러) 오른 배럴당 108.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들어 WTI 가격은 0.75% 올랐다.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2.4%(2.60달러) 오른 111.63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