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병 교육학교에서 지급하는 도시락을 두고 장병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장병들은 도시락 값으로 6000원을 내지만 도시락 내용물은 3000~4000원 짜리 편의점 도시락 보다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에 위치한 육군교육사령부 예하 육군정보통신학교와 육군종합군수학교는 매주 약 600명과 300명의 교육 수료자를 자대로 보낸다. 이들 신병은 각각 신탄진역과 조치원역에서 열차를 통해 배속받은 부대로 이동한다.
국방부 지침은 장거리 이동 신병들에게 중식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장병들은 대부분 열차안에서 도시락을 사서 먹는다. 신탄진역이나 조치원역과 같은 소규모 역사에는 수백명의 장병들이 식사할 장소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개별행동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매점 등을 이용할 수도 없다. 육균교육사령부는 신병들에게 1인당 6000원을 식대로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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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신병들이 사먹는 도시락이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육군정보통신학교와 군수학교는 코레일관광개발을 통해 신병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한다. 외형상으로는 신병들이 돈을 주고 사먹는 형식이지만 해당 학교는 당일 이동할 장병수를 파악한 뒤 코레일관광개발을 통해 도시락 수량을 맞춘다.
코레일관광개발은 도시락 제조사가 아닌 열차 내 도시락 유통을 담당하는 코레일 계열사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C업체에 하도급을 줘 도시락을 조달해 장병들에게 제공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유통마진을, 하도급 업체는 판매 마진을 남겨야 한다. 도시락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이 관계자는 “지역 업체를 배제하고 굳이 서울에서 납품받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도시락의 신선도 문제와 배송비 상승 등의 이유 때문에 일반적인 도시락 입찰은 거리 제한을 둔다는 설명이다.
군 당국과 업체는 ‘나 몰라라’
육군훈련소는 장거리 이동 신병들에게 제공하는 도시락은 경쟁입찰을 통해 남품업체를 선정한다. 입찰자격은 납품장소인 연무대역에서 80Km 이내 거리에 제조 및 가공시설을 보유한 업체로 제한한다.
그러나 군당국은 신병들에게 식사비 6000원을 주고 자유롭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만큼 도시락 문제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육군훈련소처럼 입찰공고를 통해 도시락 업체를 선정하는 방안 역시 해당업체에 대한 시설 점검, 품질조사 등에 투입할 인력이 없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육군교육사령부 관계자는 “제조 및 가공시설에 대한 점검과 현장 품질 조사 등에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쟁입찰로 도시락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국방부 역시 뒷짐이다. 해당 부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해당 업체인 코레일관광개발 관계자는 “하도급 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25%가 아닌 4%에 불과하다”면서 “도시락 메뉴는 해당 학교와 협의해 공급하고 있는 만큼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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