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업소에 갇혔어” 도와 달라던 그녀, 남자였다

  • 등록 2023-12-21 오전 7:01:15

    수정 2023-12-21 오전 7:01:1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결혼정보 애플리케이션(앱) 메신저로 남성들에게 접근해 돈을 챙긴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진=게티 이미지)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단독(장병준 부장판사)은 전날 사기, 범죄단체가입, 범죄단체활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결혼정보 앱 메신저를 통해 여성인 척하며 접근해 친분을 쌓은 남성 2명으로부터 28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8년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가입했다. 이 단체는 국내 유명 결혼 정보 앱 두 곳의 메신저를 이용해 남성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도움을 요청하는 수법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

A씨는 대화를 담당하는 ‘타자팀’ 역할을 하면서 남성들에게 “테라피 마사지샵으로 알고 취업했는데 알고 보니 불법 성매매 업소였고 감금돼 있다. 위약금을 내면 풀려날 수 있다”며 거짓말로 송금을 유도했다.

A씨에게 속은 남성 2명은 예약금이나 보증금 등 명목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모두 2800만원 상당을 송금했다.

A씨가 속한 조직은 피해자들이 대화 상대가 실제로 여성인지를 확인하려 하면 여성 조직원을 내세워 안심시키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중국으로 출국해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고, 그 역할 및 가담 정도를 고려하면 죄책이 중하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는 점, 사기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초범인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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