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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새 400% 폭등한 게임스탑
3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후 5거래일간 게임스탑 주가는 399.92%(65.01달러→325.00달러) 폭등했다. 한때 많게는 140%가 넘는 유통주식 물량 대비 공매도 잔량으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개미들의 표적이 됐고, 당황한 공매도 헤지펀드들이 숏 스퀴즈(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급등할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에 걸리며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게임스탑뿐만 아니다. 영화관 체인 AMC의 주가는 지난주 277.78%(3.51달러→13.26달러) 급등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관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주가는 폭등했다. 금융정보업체 킵링거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AMC의 공매도 비중은 38%에 육박했다. 개미들의 습격으로 다소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40%에 가까운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외에 익스프레스(1.79달러→6.00달러, 235.20%), 리건드 파마슈티컬스(142.62달러→185.35달러, 29.96%) 등 일부 종목들이 게임스탑과 같은 이유로 극한의 롤러코스터를 겪었다.
이는 게임스탑 주가 폭등에 공매도 헤지펀드들이 엄청난 손실을 본 후 버티지 못하고 숏 포지션을 청산했을 것이라는 관측과 다른 것이다. 멜빈캐피털과 시트론리서치는 공매도 포지션을 접었지만, 이외에 다른 헤지펀드들이 추가 공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어서다. 아이호 두사니스키 S3 파트너스 매니징 디렉터는 “대다수가 게임스탑 숏 포지션을 커버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새로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는 이자는 50%다. 이렇게 이자가 비정상적으로 높음에도 게임스탑의 주가가 터무니없이 높기 때문에 공매도 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곧 개미와 헤지펀드간 신경전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게임스탑, 증시 불안감 고조 우려”
월가 안팎에 따르면 몸집 큰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아직 게임스탑 사태를 관망하는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증시판 비트코인’으로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월가 금융사 한 인사는 “주간 3%대 하락으로 증시 충격을 점치는 건 약간 이른 것 같다”며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움직여야 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그럼에도 변수는 있다. 월가 내에는 게임스탑 사태 이전부터 증시 버블 우려가 부쩍 커졌다. 예컨대 지난해 10월 3300대를 보였던 S&P 지수의 경우 별다른 호재 없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졌음에도 지난해 11월과 12월을 거치며 3700선까지 올랐고, 새해 들어서는 3800선을 뚫었다. 버블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 전혀 예기치 못한 게임스탑 사태가 터졌고, 그 충격파는 더 크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요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단기 조정 전망이 많아진 이유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전략가는 “개미 군단과 공매도 헤지펀드간 결전은 (인플레이션 부메랑 우려 등과 함께) 또 다른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조정장이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