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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지난 5월31일 발표한 그룹의 경영 쇄신안에 따라 컨트롤타워 격이던 경영기획실 해체 뒤 사실상 그룹의 대표 역할을 맡고 있다. 그 동안 형식적 소속인 한화케미칼에 적을 두고 경영기획실장을 맡아왔던 금 부회장이 그룹을 실질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기업의 대표이사가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영기획실장서 ㈜한화 지주경영부문 대표로
15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회사 내에 지주경영부문을 신설하기로 하고 금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주총을 통해 선임되는 만큼 금 부회장의 대표 취임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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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부회장은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골든벨상사(현 한화 무역부문)에 입사해 40여년째 한화그룹에 몸담고 있다. 2006년 한화그룹 초대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경영기획실이 해체하는 최근까지 그룹의 경영 기획은 물론 인사, 재무, 커뮤니케이션, 대관, 법무 업무 등을 총괄했다.
㈜한화는 현재 화약, 방산, 기계, 무역 등 4개 사업부문별로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주부문이 신설되면 5개 각자 대표체제로 바뀐다. 금 부회장이 대표이사가 되더라도 4개 부문 대표체제는 유지하면서 현재 대표이사들도 그대로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 부회장은 사업을 직접 맡는 것이 아니라,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5)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 김동원(33) 한화생명 상무 중심의 경영승계 작업과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을 책임질 것이란 관측이다.
태양광 9兆 투자…경영권 승계 속도전
금 부회장의 ㈜한화 복귀는 한화의 경영승계 작업 속도가 빨라진다는 걸 의미한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경영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한화의 지주사 전환→지주사와 H솔루션 합병→경영승계’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일단 이런 과정의 전제조건 하나를 마무리했다. 동관·동원·동선 3형제가 지분을 100% 보유한 한화S&C를 존속회사 H솔루션과 신설회사 한화S&C로 분할한 후 이달 1일 한화S&C과 한화시스템을 합병(합병회사 한화시스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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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H솔루션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게 필수적이다. 현재 ㈜한화와 H솔루션의 자본 차이는 15대 1 수준이다. 합병이 이뤄지더라도 실질적인 ㈜한화 지분확대 효과가 크지 않다. H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최대주주(39.16%)다. 또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H솔루션이 직접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한화큐셀코리아의 활약에 따라 H솔루션의 자본 역시 증가할 수 있다.
한화그룹이 지난 12일 발표한 ‘5년 22조원 투자’ 계획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화그룹은 이 중 9조원을 태양광에, 5조원을 석유화학에 투자할 계획이다. 22조원 중 60% 이상을 태양광, 석유화학 등 에너지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다. 특히 9조원에 달하는 태양광 투자는 김 전무가 전문분야에서 경영능력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 확실한 실탄을 쥐어 줬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는 이번 투자를 통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내부적으로는 김 전무가 경영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판을 마련했다”며 “금 부회장은 지주부문 대표로 투자, M&A 결정 등 기존 경영기획실장 때 했던 역할을 맡으면서 김 전무로의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