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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시는 코로나19 진원지이자 초동 방역 실패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곳이다. 우한은 올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20% 감소했으며 공식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망자는 4000명에 육박한다. 실제 희생자는 이보다 월등히 많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감염병이 들불처럼 번지던 올해 초에는 극단적인 봉쇄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두달여만에 코로나19를 몰아내는 데 성공하는 드라마틱한 방역 성과를 내놓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 21일 방문한 우한시의 랜드마크인 황학루(黃鶴樓·황허로)는 입장 마감 시간인 오후 5시가 넘었지만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이곳에서 만난 한 우한 시민은 “우한 내 모든 관광지가 연말까지 무료로 입장 가능해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우한에서 지난 여름 수천명이 몰리는 수영장 파티와 맥주 축제가 열리는 등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 듯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텅 비었던 도로는 차량들로 넘쳐났고 중국 각 지역에서 우한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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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수산시장은 안내판과 간판마저 사라져 사전에 알고 찾지 않는 한 이곳이 전세계에서 140만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시작된 곳이라는 것을 알 방법이 없다. 드물게 문을 연 안경점에서 만난 시민은 “이 주변은 대부분을 문을 닫아 가게문을 연 곳이 몇 곳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인 양 모씨는 “화난수산시장 인근에서만 수천명이 사망했다”며 “시장 근처에 가는 걸 꺼릴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양씨는 우한이 코로나19 피해지역일 뿐 발원지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씨는 “지금도 수입 냉동식품 포장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다고 한다”며 “외국에서 퍼트린 거짓 소문을 믿지 말라”고 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가 우한이라는 점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없으며 발원지가 아닌 첫 피해도시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적지 않은 우한 시민들이 중국정부의 이같은 주장을 진실로 믿는 듯 했다.
그는 “확진자가 수십명 수백명에서 만명대로 넘어가는 그때는 정말 공포스러웠다”며 “사람들이 수천명씩 죽는데 그 당시 기분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이제는 지나간 시간이 됐지만 우한이 완전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우한 시민들은 정부의 방역 지침 속에 겨울에 코로나19가 다시 찾아오더라도 이겨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한 시민 창샤오쥔 씨는 “당시엔 모두가 공황에 빠졌지만 이제 정부의 지도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잘 씻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 올해 겨울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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