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끝났어, 가만 안 둬” 불륜녀에 이렇게 말하면 ‘집행유예’

  • 등록 2023-07-03 오전 7:56:31

    수정 2023-07-03 오전 7:56:31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남편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여성을 협박한 40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사진=이데일리 DB)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어재원)는 지난 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A(45·여)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4일부터 같은 달 24일 까지 총 6회에 걸쳐 B씨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에게 “안 튀어오면 학교, 직장, 집 내일 다 박살낸다” “넌 이제 끝났다” “니 자식까지 가만 안 둔다” 등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B씨와 그의 가족 사진을 올리고 불륜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우연히 남편 핸드폰을 보다가 피해자와 6개월간 바람핀 걸 알았다” “남편과 개인연락을 하고 가슴이 훤히 보이는 옷을 입고 다녀서 느낌이 안 좋았다” 등 3회에 걸쳐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피해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명예훼손)도 함께 받았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고소한 사실을 알게 되자 “신고를 했나보네요. 이왕 이리된 거 나는 벌금 낸다고 생각하고 어린이집 앞에 현수막걸겠다” “가족사진을 곱게 넣어서 현수막제작 들어간다” “경찰서 신고건 절대 취하하지 마라.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나도 계속 올리지 뭐” 등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협박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의 수강생인 B씨가 자신의 남편과 외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화가나 범행을 저지를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은 불륜관계를 알게 돼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여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참작할 만한 동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범행은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범행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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