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숙제는 '사법개혁·조직혁신' …추진력이 관건

26일 취임식에서 사법개혁 과제 상당수 언급
대법원장·법원행정처 권한 축소 의지 드러내
‘추진력 의문’ 우려…블랙리스트 의혹 첫 시험대
  • 등록 2017-09-27 오전 5:30:00

    수정 2017-09-27 오전 7:08:29

김명수 대법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김명수 16대 대법원장이 26일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다. 법조계에서는 산적한 과제를 안고 출범하는 ‘김명수 코트(Court·법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법개혁의 방향성만큼 추진력이 중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법원장 권한축소·대법관 다양화…과제 열거한 김명수

신임 김 대법원장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10페이지에 분량의 취임사를 통해 현 사법부의 문제점을 자세히 열거하고 일부 개혁 방안도 제시했다.

대법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언급한 부분은 △대법원장 및 법원행정처 권한 조정 및 인사제도 개선 △충실한 재판을 위한 지원 방안 △대법관 다양화 △대법원 상고심 정상화 방안 △전관예우 근절 등이다. 임기 중 해결해야 할 주요과제를 대부분 망라한 셈이다.

그는 대법원장 권한 행사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과 사법부의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는 투명하고 민주적 절차와 방식을 따를 것”이라며 상당 부분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표현했다.

또 최근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 등으로 문제가 된 법원행정처 권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법행정이 재판의 지원이라는 본래 역할에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비대해진 법원행정처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 대법관은 사법행정 관련 수평적 합리적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재판 중심의 인사제도가 구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상고심 급증으로 인한 대법원의 업무 과다에 대해서는 전임 양승태(69·2기) 대법원장이 실패한 상고법원까지도 다시 언급하며 “상고허가제, 상고법원, 대법관 증원 등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가운데)이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소영 법원행정처장과 함께 참배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방향은 뚜렷 추진력은 ‘의문’…블랙리스트 첫 시험대

관건은 김 대법원장의 ‘리더십’과 ‘추진력’이다. 방향이 옳고 뚜렷하더라도 추진력이 부족해 개혁이 지체된다면 결국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법원 내 소장파들이 오히려 등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 경력이 없는데다 현재 사법연수원 기수 기준으로 대법관 13명 중 9명이 선배다. 김 대법원장인 사법행정상 최고의결기관인 대법관회의를 이끄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법원 내부에서는 김 대법원장의 스타일을 ‘이끄는 리더십’이 아닌 ‘기다리는 리더십’이라고 평가한다. 김 대법원장 스스로도 “앞장서서 이끌지 않고 여러분들의 마음을 모으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끄는 리더십보다는 모든 과정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 관계자는 “개혁 방향이 좋아도 추진력이 부족해 기약 없이 지체된다면 답답해하는 구성원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김 대법원장의 추진력이 사법개혁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은 후배를 격려하거나 독려하는 리더십은 많이 보여주셨지만 이끄는 리더십은 아니다”면서도 “대법원장이 되셨으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법원장의 첫 시험대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 대법원장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대법원장이 법원 구성원들이 가장 의심스러워하는 블랙리스트 문제를 풀어내야 다른 사법개혁 과제들도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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