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었으면 실패했을 겁니다"…3천억 매출 재미사업가의 일침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박화영 인코코 회장(下)
"美규제당국, 스타트업에 여유와 공간을 줘"
"한국, 실패에 대한 비난 너무 커…문화 고쳐야"
트럼프와의 인연…"일자리 넘쳐나, 재선 가능성 있다"
  • 등록 2019-03-05 오전 6:00:00

    수정 2019-03-05 오후 2:57:54

사진=이준기 특파원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은 큰 회사에는 굉장히 엄격하지만 스타트업에는 기회를 보장해주는 국가입니다.”

박화영(사진) 회장은 전 세계 최초로 붙이는 매니큐어를 선보인 인코코의 창업주이자 CEO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 클리프턴에 위치한 인코코 본사에서 박 회장을 만났다. 박 회장이 1987년 설립한 인코코는 연 매출 3000억원 규모의 중견회사다. 450명이 근무한다.

회사 커지면 환경설비 갖추라는 美 규제당국

박 회장은 미국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미국 규제당국의 유연한 대(對) 기업 관리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미국의 규제는 매우 세다. 특히 환경규제는 심하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스타트업엔 규제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준다”고 했다.

박 회장이 고안해 낸 붙이는 매니큐어는 화학처리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이산화탄소(CO2) 등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

“1987년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주 정부에서 사람이 나와 매출과 고용 규모를 묻더라고요. 그리고는 시간을 주겠다는 거에요. 매출과 고용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환경 클리닝 시스템을 둬야 한다며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하더군요. 가뜩이나 자금이 모자라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시간을 준다는 얘기에 뛸 듯이 기뻤죠.”

기업이 돈을 벌면 그만큼 고용이 창출되고, 더 나아가 나라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간단한 경제논리가 적용되는 곳이 바로 미국이라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어느 정도 사업을 일군 후 300만 달러를 들여 환경 클리닝 시스템을 공장 곳곳에 설치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만약 한국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면 각종 기업 규제로 이렇게 성공을 일구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회장은 도전을 바라보는 미국인과 한국인과의 시각차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제가 처음 이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한국 사람들은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고 하더라고요. 한인사회에서는 붙이는 매니큐어에 대한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비웃기 일쑤였죠. 반대로 자문을 구한 미국인들은 모두 ‘좋은 아이디어’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혹시 도와줄 게 있으면 연락하라는 사람들도 있었죠.”

박 회장은 “사업을 시작했을 때 격려와 용기를 보내주고 지원해준 분들, 특히 기술을 대가 없이 가르쳐 준 분들과는 지금도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가며 비지니스 파트너로 함께 하고 있다. 이게 바로 미국식 상생 문화”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 실패에 대한 비난이 너무 큰 나라다. 학교교육이 실수를 용납하지 않다 보니 어릴 때부터 실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그러나 미국은 실패도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이런 문화는 (한국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인코코
“美시장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도움 주고 싶어”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자리매김한 박 회장의 마지막 목표는 ‘사회사업’이다. 인코코는 어린이 심장질환, 자폐아, 유방암 및 알츠하이머 단체 등에 매년 150만 달러를 기부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달 오랜만에 한국에 다녀왔다. 지난달 21일 38년 전 음대 학사학위를 받았던 한양대에서 명예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2년 전 인코코 공장을 방문한 이영무 전 한양대 총장이 생산설비 대부분을 박 회장이 고안해 냈다는 얘기에 감탄해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우수한 공학도들에게, 그리고 미국시장에 도전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올해 한양대 후배들에게 지원하는 인코코 장학금 수혜자를 5명에서 25명으로 늘렸다.

박 회장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게 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조국에서, 또 모교에서 인정해주신 것 같아 행복하다. 꼭 갚으며 살아가겠다”며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박 회장은 2016년 미국 공화당의 대선캠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운 인물이다. 그에게 내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저는 가장 중요한 건 고용이라고 봅니다. 지금 기업들은 각 임금레벨에서 사람을 못 구해서 난리입니다. 우리 회사만 하더라도 다른 곳으로 직원들이 스카우트될까 봐 올해에도 20%씩 임금을 올려줬죠. 미국민 역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일자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크게 보는 이유입니다.”

2016년 대선 한달 전 당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함께 한 박화영 회장. 사진=박화영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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