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날’에 다자FTA 방점 찍은 文대통령..新미중갈등 속 외교전략

文대통령, 직접 CPTPP 언급하면서 전향적 검토 나서
中 주도 RCEP 이어 美 복귀 예상되는 CPTPP 가입 가능성 거론
靑 “대통령이 직접 의지 갖고 발언..의미 있어”
  • 등록 2020-12-09 오전 12:01:00

    수정 2020-12-09 오전 12:01:0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무역의날을 맞아 우리 수출 기업을 격려하면서 “CPTPP 가입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가입한데 이어, 미국의 재참여가 예상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도 고려 선상에 올려놓아 미중 갈등 속 무역 균형을 맞추겠다는 구상이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시장의 다변화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며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신남방, 신북방 국가를 중심으로 FTA 네트워크를 더욱 넓혀가겠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CPTPP 가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1월 타결된 RCEP은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 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체결한 중국 주도의 세계 최대 규모 FTA다. CPTPP는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출범시킨 TPP를 이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 탈퇴하면서 일본이 주도한 다자 FTA지만,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이 협정 복귀를 검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CPTPP 가입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다자 FTA 추진에 군불을 떼면서 새로운 카드 확보에 나서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아직 바이든 행정부의 명확한 구상이 나온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의 CPTPP 복귀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향후 예상되는 미중 갈등 속 외교적 전략 마련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앞서서도 CPTPP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었다. 지난 11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의 타결 직후에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CPTPP와 RCEP은 서로 대립 또는 대결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자 무역 체제를 지향하는 우리 입장에서 자유무역질서를 확보하는 차원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수출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시점에 문 대통령이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직접 CPTPP를 언급한 점이 이전보다 진전된 지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직접 의지를 갖고 말씀을 하신 부분이 좀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엄청난 지역 메가 FTA에는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전향적으로 검토해보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틀 CPTPP를 언급한 것으로 미루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전검토 단계에 돌입했을 공산이 크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통상국가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한 전략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이 구성한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나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페루 등 중남미 4개국으로 결성된 연합체 ‘태평양 동맹’과의 협상을 언급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수출의 탑 수상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기호 마이멜로 대표이사, 손미진 수젠텍 대표이사,문 대통령, 김헌태 샘씨엔에스 대표이사, 김지수 쓰리씨랩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이스라엘과의 FTA를 마무리 짓고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도 더욱 속도를 내겠다”라며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협상을 통해 한류 콘텐츠 수출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확대하겠다”고 다양한 양자 및 다자간 FTA 추진에 역점을 뒀다.

문 대통령은 “흔히 국제무역을 ‘총성 없는 전쟁’이라 부르지만, 무역의 시작은 ‘함께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이라면서 “국제무역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무역’을 통해 무역 상대국과 호혜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사회 논의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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