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부공사 수의계약 논란과 관련, 대통령실이 “어떤 특혜를 줬는지 모르겠다”며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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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밤 김오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비서관은 관저 내부공사 담당업체로 12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21GRAM’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이전부터 인연이 있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한 질의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김 비서관은 여당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한테도 “입찰 공고부터 낙찰자 결정까지 3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수의계약임에도 업체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비서관은 “절차 규정에 따라서 한 것”이라며 “(조달청도) 수의계약은 3시간보더 더 안 쪽으로 할 수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의계약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국가계약법에 그렇게 돼 있다. 문제는 그 공사 업체를 수의계약으로 했기 때문에 사전에 정해져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정해준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추천으로 그 업체 대표가 취임식에 참석했고, 김건희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전시회에 이 회사가 협찬을 했다는 것”이라며 계약 업체와 김 여사 간 관계를 드러내는 정황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그러니 그 공사 업체를 선정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실제로 수의계약 하도록 사전에 업체를 지정해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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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비서관은 “업체 선정 과정은 경호처에서 은밀하게 과정들을 관리한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고, 김종철 대통령경호처 차장도 “저희들에게 그걸(보안점검) 지시하거나 한 사람은 없다”고 답했다. 따로 압력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여기서 답변을 하면 그 사람이 타깃이 되고, 어느 게 업체가 들어갔고 그게 다 알려지게 된다. 말을 하기가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진 의원은 “그 업체라고 하는 데가 ‘21GRAM’이라고 이미 언론에 보도돼 있다. 희림이라고 하는 업체도 다 보도돼 있다. 문제의 업체가 김건희 여사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걸로 확인되고 있지 않느냐”며 “그 업체를 선정하도록 누가 지시했느냐 하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이것이 국민적 의혹이고 그것이 김건희 여사가 맞다면, 김 여사가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거다. 그게 문제다. 알겠느냐”고 되물었다.
해당 업체가 김 여사 과거 기획 전시에 협찬을 하고 대표가 5월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되는 등 인연이 있는 관계임이 명확하다면 업체 선정을 한 자체가 특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차장은 다시 “저희들은 어떤 특혜를 줬는지 잘 모르겠다”며 특혜 의혹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비서관도 “자꾸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건 일을 한 실무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