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의 안정감’ 이낙연 vs ‘추격자의 열정’ 김부겸

전당대회 출마 선언으로 확인한 극과 극 정치스타일
정치역정과 스타일·화법 ·언론관 정반대
이낙연, 단문 구사 현안 입장표명에 인색
김부겸, 임기응변에 현안 표명에도 공격적
  • 등록 2020-07-16 오전 5:00:00

    수정 2020-07-16 오전 9:56:49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76석 거대여당을 이끌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한판 대결을 벌입니다. 당심이 어디로 움직일지 민주당을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도 기민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그동안 걸어온 길과 언변 스타일, 언론관이 다른 두 사람이라 더 흥미진진합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위)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각각 7일과 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완벽주의’ 이낙연 vs ‘다이나믹’ 김부겸

한쪽이 얼음이라면 다른 쪽은 흡사 불과 같습니다. 대세론을 등에 업은 이 전 총리가 매사에 꼼꼼하고 완벽함을 도모하는데 반해 김 전 장관은 더 열정적이며 도전을 통한 변화를 추구합니다. 가치의 차이는 최근 정치 행보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정치적 온도가 다른 이유입니다.

정반대인 두 사람의 정치스타일은 최근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서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 전 장관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의 변을 남겼습니다.

9분간 이어진 이 전 총리의 연설은 놀라웠습니다. 캠프에서 사전 배포한 2800자에 이르는 연설문 자료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 전 총리가 자신의 어투를 감안해 직접 가다듬으며 체화했기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꼼꼼하고 한 치의 오차조차 용납하지 않는 성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의 연설은 반대였습니다. 13분간 이어진 출마 선언은 낭독문의 얼개를 따랐을 뿐 사실상 즉흥적인 연설에 가까웠습니다. 마치 거리유세를 지켜보는 듯했습니다.

두 사람의 온도차는 카메라 앞 표정에서 드러납니다. 이 전 총리는 ‘이낙연 마네킹 설’이 돌 정도로 표정 변화가 적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에반해 김 전 장관은 역동적입니다. 장관 시절 연설 도중 소방관의 희생에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고 지역구인 대구에 코로나19가 창궐하자 마스크를 쓴 채 국회 본회의장에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나오는 메시지의 양도 판이합니다. 이 전 총리는 정치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각종 현안에 의견을 내는데 인색한 편입니다. 그를 두고 필요 이상으로 관료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1년 넘게 선호도 선두를 달리는 만큼 말실수에 의한 생채기를 우려해서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은 공격적인 행보입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내년 4월 재보선 공천여부, 부동산 정책 등 민감한 현안마다 상대적으로 명료한 메시지를 내며 차별화하는 중입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장관이 다소 열세라 평가돼 쓸 수 있는 전략이라 보기도 합니다.

극과 극의 선택… 민주당심 어디로

두 사람의 차이는 그동안 걸어온 생애와 정치 이력에서 읽어야 합니다.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는 이 전 총리의 성격, 낙선했음에도 대선주자로 주목받는 김 전 장관의 원동력입니다.

이 전 총리는 언론인 출신입니다. 특유의 단문을 구사하는 배경입니다. 16대에 국회에 입성해 호남에서 내리 4선을 했습니다. 그리고 전라남도지사를 거쳐 문재인 정부 총리직에 올랐습니다. 쉬운 당선은 없겠으나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형에서 선거를 치러왔습니다. 지난 4·15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해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긴 했으나 어려운 승부는 아니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이에 반해 김 전 장관은 다수의 선거에서 낙선해왔습니다. 영남 출신인 그는 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지역주의 타파와 통합을 내걸고 대구 수성구갑으로 내려갔습니다. 이후 이어진 세 번의 선거에서 20대를 제외하면 모두 떨어졌습니다. 민주당 험지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김 전 장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임기응변이 가득했던 전당대회 출마 선언은 대구 길바닥에서 다져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두 사람의 장단점은 명확합니다. 이 전 총리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때로 답답하지만 매우 안정적입니다. 김 전 장관의 확실하고 선명한 가치관은 직관적이고 도발적이나 간혹 불안해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100만 민주 당원은 대세론을 기반으로 한 안정감과 변화에 의한 역동적 에너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누구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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