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분석에 관한 한 미국 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선임 애널리스트 겸 이사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여겨졌던 일이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장기간의 법정 싸움과 그 과정에서의 경영 악화,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을 예상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일 총 57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계약을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인수계약 조건의 중대한 위반을 사유로 들면서 인수 거래를 종료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트위터 측에 발송한 것. 머스크는 가짜 계정 현황 제공과 관련한 계약상 의무를 트위터가 준수하지 않았고, 직원 해고 등 영업 행위 변경에 대해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위터 측도 머스크의 파기 선언에 반발하면서 인수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이 같은 머스크의 계약 파기 선언 탓에 트위터 주가는 당일 5.1%나 급락한 36.81달러로 장을 마감했고, 이후 시간외거래에서도 5% 가까이 추가 하락하며 35달러에 겨우 턱걸이했다. 현 주가는 머스크가 계약 당시 제시한 주당 인수가인 54.20달러보다 36%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또한 트위터 이사회는 소송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소송에서 머스크의 잘못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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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보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가 더 주목하는 점은, 이번 머스크의 인수 파기로 인해 다른 투자자나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게 트위터가 마치 `결함 있는 상품(damaged goods)`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1일에 장이 개장하면 트위터 주가는 25~30달러 수준까지 더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소송전 결과와 무관하게 트위터 자체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장기간 소송으로 인해 사업이 악화하고 직원들이 이탈할 경우 재무적인 어려움이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트위터 전사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온라인 광고시장이 낙관적이지 않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이 겹쳐 기업들도 광고비 지출을 꺼리고 있다.
특히 트위터는 최근 수년 간 유튜브나 틱톡 등 이 시장에서의 경쟁자들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까지 트위터 이사였던 제이슨 골드먼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트위터 경영진은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한 확실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벼랑 끝 협상 전략으로 계약 파기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협상이 다시 재개돼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게 될 확률은 높아야 5% 정도”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