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선물, 주식으로'…무상증자·주식배당 러시

올해 무상증사 상장사 143곳…5년 이래 '최다'
주식 나눠주는 주식배정도 전년比 50% '쑥'
연초 대비 주가 오른 상황 속 주주환원 등 의미 있어
기업 본질 가치에는 변화 없어…적자기업 무증 등엔 '주의'
  • 등록 2020-12-23 오전 2:00:00

    수정 2020-12-23 오전 2:00:00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 환경 속에서 상장사와 주주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무상증자와 주식배당 등을 결정한 상장사들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반등하자 주주환원 및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기적인 주가 부양 효과만 노린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올해 무상증자 지난해 2배, 주식배당도 ‘쑥’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총 143곳의 상장사(코스피, 코스닥 합계)가 무상증자를 공시했다. 이는 지난 한 해(63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며, △2018년(96건) △2017년(104건) △2016년(90건)과 비교해도 최근 5년 이래 최다 규모다. 또한 이달에는 올해 상장한 새내기 종목인 박셀바이오(323990)(9월 상장), 넥스틴(348210)(10월 상장)이 각각 100%, 200% 무상증자를 공시하며 연말 무상증자 행렬에 동참했다.

무상증자는 대가 없이 잉여금으로 주식을 새로 찍어내 주주들에게 이를 나눠주고, 유통될 수 있는 주식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발행 주식수가 늘어나면 유통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만큼 통상 호재로 분류된다. 또한 이는 주주들 입장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실제로 무상증자를 결정한 기업들은 ‘주가 부양’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지난 14일 보통주 1주당 신주 2주를 부여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한 게임 업체 조이시티(067000)는 결정일 하루에만 23.49% 급등했다. 조이시티 관계자는 “유통 주식 수 확대에 따른 유동성 개선, 활성화를 위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며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한 만큼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고려한 것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15일 무상증자(1주당 2주 배정)를 결정한 오파스넷(173130)은 15일 하루에만 16.11% 오르기도 했다.

또한 무상증자와 더불어 연말 주주환원을 위한 일환으로 주식배당을 결정한 상장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들어 SGC이테크건설(016250), 셀트리온제약(068760), 셀트리온(068270) 등 총 29곳의 상장사들이 주식 배당에 나섰다. 이는 지난 한 해 19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2% 늘어났다. 이중 2곳을 제외한 상장사는 모두 이달 들어 주식 배당을 결정했다. ‘연말을 맞은 결산배당’의 성격이 두드러진 것이다. 지난 2016년 40곳에 달했던 주식배당 공시는 2017년 23곳, 2018년 27곳, 작년 19곳으로 줄었다가 올해 다시 29개로 늘었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무상증자와 주식배당은 결과적으로는 주식을 새로 찍어내 시장에 추가로 푸는 효과를 내 시장에서는 비슷한 결과를 가져온다”며 “연초 대비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양 역시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영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이 현금을 푸는 대신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갖고 가기를 선택, 대신 주식배당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주주에겐 단기적 호재… 기업 펀더멘털엔 ‘주의’

주식배당은 벌어들인 이익잉여금을 현금을 통해 나누는 현금 배당 대신 주주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상장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현금유출 없이도 주주환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무상증자와 마찬가지로 따로 돈을 들이지 않고 주주들에게 호재를 안겨주는 방법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주식배당을 시행하기로 결정한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경영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어 현금 배당을 실시할 만큼의 여력은 되지 않지만 주주환원 정책은 매해 필요한 만큼 주식배당을 추진했다”며 “현금 대신 주식을 배당해 주주들에게 보답하고,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을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였다”고 전했다.

다만 무상증자나 주식배당 등은 실제 기업의 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 ‘주가 부양’ 효과에만 의존하는 투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헬릭스미스(084990), 제넨바이오(072520) 등 무상증자에 나선 적자 상태의 바이오 기업들은 추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은 기업공개(IPO) 당시의 주식발행 초과금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해 주식 수를 늘릴 수는 있지만 적자기업인 만큼 늘어난 주식 수를 감안해도 배당 등을 실시할 여력은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시세차익 등을 노릴 순 있어도 장기적인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 '열애' 인정 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