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과 20일 공모청약을 진행한 씨앤투스성진(352700)은 최소 청약 단위인 10주의 청약증거금으로 16만원을 낸 이들에게 4주씩 나눠줬다. 800주의 청약증거금으로 1280만원을 낸 이들에게도 4주씩 주는데 그쳤다.
어떻게 된 일일까? 그동안 청약증거금에 비례해 주식을 주는 비례방식을 적용해왔지만, 씨앤투스성진부터 개인투자자 몫으로 할당된 공모주식 물량의 절반을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배분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팜(326030) 공모 이후 ‘현금부자’들이 수십억원을 동원해 물량을 쓸어가자 금융당국은 개인 청약 기회 확대를 위해 균등배분 방안을 내놨고 지난해 12월 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부터 이를 적용하면서 씨앤투스성진이 첫 사례가 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IPO 대어로 꼽히던 빅히트(352820) 청약 당시 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넣고도 2주만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소액으로 공모주 확보가 가능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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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사 등이 여럿인 경우 셈법은 더 복잡해진다. 지난 21일과 22일 공모청약을 진행한 솔루엠(공모가 1만7000원)은 미래에셋대우(인수수량 352만주)와 KB증권(96만주), 하나금융투자(83만2000주), 신한금융(055550)투자(76만8000주), 삼성증권(016360)(32만주) 등 5곳이 인수기관으로 참여했다. 가장 많은 공모주를 확보한 미래에셋대우에 최소청약수량인 10주(청약 증거금 8만5000원)를 청약하면 5주를 줬지만, 가장 적은 공모주를 확보한 삼성증권에 10주를 청약하면 1주만 줬다. 미래에셋대우의 청약 경쟁률은 1316.56대 1, 삼성증권은 931.29대 1이었다. 과거에는 경쟁률이 낮은 곳이 1주라도 더 받을 수 있었다면 이제는 공모주 인수규모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족들을 동원해 IPO 대표 주관사의 계정을 만드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가족 명의로 3개의 계정을 만든다면 채 30만원이 안 되는 청약증거금만 넣어도 2억3375만원을 넣은 것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을 감안하지 않은 비정상적인 배정과 상장 당일 팔아 치우는 행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단독 계좌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불리한 구조가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 간에 시스템 연결이 안 돼 있어 중복 청약을 확인할 수단이 없는 상태”라며 “상반기 중에 시스템 구축과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