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주부` 100명 직고용했는데..불안한 4년살이 여전

홈스토리생활, ICT 규제샌드박스 통해 가사도우미 직고용
현재 100여명까지 늘려…직원·고객 모두 만족도 높아
"고용 안정 보장돼야 서비스 품질, 신뢰도 높일 수 있어"
4년 한시적 허용은 불안…"소비자 선택권 위해 법 통과 필요"
  • 등록 2021-02-17 오전 12:01:25

    수정 2021-02-17 오전 7:37:36

한정훈 홈스토리생활 대표가 지난 1월 28일 서울 중구 대한서울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대한상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가사근로자법이 빨리 통과되지 않으면 가사도우미들이 ‘사원증’을 반납하고 다시 일시적 고용관계로 돌아가게 돼 불안함을 느낍니다.”

가사도우미 중개 플랫폼 ‘대리주부’를 운영하는 홈스토리생활 측은 규제샌드박스로 4년간 한시적으로 직고용이 허용된 것이라 지금의 사업 형태를 계속 유지하려면 법적인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홈스토리생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가사도우미 직고용이라는 파격적인 시도에 나서며 100여 명의 매니저(가사도우미)를 두고 있다.

대리주부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가사도우미 중개 사업을 하던 홈스토리생활이 도우미 직고용에 나선 것은 서비스 품질때문이었다. 도우미들의 고용이 안정되고 처우가 좋아지면 서비스의 질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었다.

하지만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가사 사용인 규정이 없고 파견법상 중개업체는 근로자 파견사업이 허가되지 않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샌드박스의 문을 두드렸고, 2019년 11월 드디어 실증특례를 받았다.

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가사도우미를 직고용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100명 내외까지 늘렸다. 홈스토리생활 정규직 직원의 4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봉재 홈스토리생활 부사장은 “가사도우미가 플랫폼 기업의 정직원이 되면 회사가 100%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고객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며 “직원입장에서도 4대 보험 가입과 고용 안정성 보장 등이 가능해졌다. 가사도우미 시장이 산업화되려면 고용 안정성 부분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홈스토리생활에 직고용된 매니저들은 ‘매월 받는 급여를 통해 안정감을 느낀다’, ‘사원증을 받고 정식 직원이 되니 애사심도 생긴다’며 환영한다고 전했다. 대리주부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신뢰가 가고 전문성이 느껴져 좋다”는 반응이 많다고 한다.

홈스토리생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지난해 2월부터 가사도우미를 직고용하기 시작해 현재 100여 명의 매니저를 두고 있다. 홈스토리생활은 여러 차례 설명회와 교육을 통해 가사도우미 직접 고용을 위한 제도와 기준, 혜택 등에 대해 안내했다.(사진=홈스토리생활 제공)


홈스토리생활은 직접 고용을 1년여간 운영하면서 고용 안정이 가사서비스 산업의 안정화를 이끌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 가사근로자법이 통과되면 중장기적으로는 가사서비스의 품질과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아져 공급이 확대되고, 양질의 가사서비스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란 얘기다.

이 부사장은 “현재 가사도우미 대다수가 50~60대 여성인데, 임금과 고용 안정성 문제가 해결되면 30~40대 젊은 연령층도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품질 높은 가사서비스를 경험한 고객들 수요가 늘어나면 기업들도 단순 중개를 벗어나 자발적으로 직접 고용에 뛰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단순 중개는 면세 사업이지만 직접 고용함으로써 안 내도 되는 세금까지 현재 부담하고 있는데, 법이 통과되면 면세 혜택을 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세무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고용된 가사노동자들도 4대 보험 비용을 부담스러워 한다. 고용보험·국민연금 보험료를 최대 90%까지 지원하는 근로복지공단의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제도 등을 통해 비용을 지원해주는 내용을 시행령에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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