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률이 갈등 끝에 3.2%로 결정됐습니다. 그렇다면 내 보험료는 얼마가 오르게 되는 걸까요.
숫자만 보고 얘기해볼까요. 직장인이라면 내년 월 평균 보험료는 올해 11만 2365원에서 11만6018원으로 오릅니다. 지역가입자는 세대 당 평균 8만7067원에서 8만9867원으로 오른 보험료는 내야 합니다.
애초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3.49% 올리려 했으나 가입자 단체의 반발에 3.2%로 보험료 인상률을 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보험료 인상률은 올해보다 높아질까요, 아니면 낮아질까요.
아마도 내년부터 보험료 인상률이 3.2%보다 낮아질 일은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2023년까지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3.2%를 넘기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약속한 것은 매년 3.2%를 넘기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평균이 그렇다는 설명입니다.
2018년에는 보험료 인상률이 2.04%에 그쳤고 올해는 3.49%를 올렸으니 대략적인 계산으로도 내년부터 보험료 인상률이 3% 미만이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건강보험료는 매년 3% 이상 오르며 가입자 부담으로만 작용할까요? 열쇠는 국고 지원에 있습니다.
올해 가입자 단체들이 3.2% 건강보험료 인상에 동의한 것은 순전히 국고지원이 늘어날 것을 전제로 한 결정이었습니다. 올해 가입자 단체들은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크게 늘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정부가 내는 돈만 많아지면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수 있고, 이에 따라 건강보험료 인상도 받아들이겠다는 얘기죠.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던 의료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저소득층의 건강보험료는 줄이고 고소득자의 건강보험료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저소득층은 건강보험을 이전보다 적게 내면서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고소득자의 경우 이전보다 의료비 혜택을 적게 받아도 많은 건강보험료를 내야만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실시한 지난 1년, 저소득층은 건강보험료가 월평균 2만원 넘게 줄었고, 고소득층의 보험료는 6만6000원이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연 2000만원이 넘는 주택임대소득과 금융소득에 대해서만 건강보험을 적용해왔는데, 앞으로는 그 범위를 연 2000만원 이하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을 얻는 사람들은 내년 11월부터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정부는 연 2000만원 이하 금융소득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금융소득은 자녀들이 어르신에게 주는 용돈 등 출처와 목적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보다 자세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를테면 금융소득 관련 부과 방법이나, 기준 등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죠.
한편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적다 등을 고민하고 있는데, 어쨌든 한 번이라도 병을 앓아본 환자라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렇다 보니 정부도 마냥 재정만을 생각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동차도 4000만원이 넘는 차에 대해서만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 등 2차 부과체계 개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집에 대한 공시가격이 올라도 보험료는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자산에 대해 과세표준금액을 적용하고 있는데, 과세표준금액은 공시가격의 60~70%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는 공시 가격이 설사 오른다고 해도 공시가격이나 과세표준금액의 적용률이 낮아 공시가격 상승이 보험료에 100%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