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아끼려다'…러시아서 알콜 화장품 마시고 49명 사망

  • 등록 2016-12-20 오전 7:26:18

    수정 2016-12-20 오전 7:26:18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이르쿠츠크의 현지 주민 수십 명이 메틸알코올이 함유된 피부 보습용 화장수를 마시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모두 57명이 문제의 제품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고 피해자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부 환자들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나머지 일부는 병원으로 오는 도중 또는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들은 술값을 아끼려다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드카 0.5리터의 가격은 3달러지만, 메틸알코올이 들어 있는 화장수 가격은 1병에 1달러 선이다. 메틸알코올은 자동차의 부동액, 워셔액 등의 원료로 쓰이며, 소량의 흡입에도 중추신경 마비나 망막세포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피해자들은 제품 안내문에 음료로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으나 이를 무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이 ‘가짜 보드카’를 많이 찾게 된 데는 지난 2010년부터 술 소비세가 배 이상 인상된 영향이 크다.

이르쿠츠크 시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알코올 함유 비음료 제품의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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