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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29일 오후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등 소위 ‘국정농단’과 관련한 상고심 선고를 진행한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이 부회장이 자리를 다시 비우게 되는 최악의 경우를 맞을 수도 있어 삼성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경영권 승계 ‘묵시적 청탁’·말 3마리 ‘뇌물’ 여부로 판가름
재판의 쟁점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묵시적으로 청탁’하고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통해 16억여원의 뇌물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는지에 대한 인정여부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2심)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이 없다고 판단한 반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항소심 재판부는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뇌물을 건넨 것으로 판단했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양측의 2심 재판부가 다른 해석을 함에 따라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이 부회장이나 박 전 대통령측 한 쪽은 파기환송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긴장 속 예의주시…재계 “수동형 뇌물
삼성은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최악의 경우를 배제하지 않고 긴장 속에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파기환송 결정이 이 부회장의 재구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으로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상 대통령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기업이 어디있냐”며 “정경유착의 시선보다는 정부로부터 후원을 요구받은 ‘을’의 입장인 기업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으로서는 이날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2심 결과(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를 확정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와 5G(5세대 이동통신), AI(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삼성의 청사진을 완성하는데 주력할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매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