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땐 '찔끔' 오를 땐 '빠르게'…휘발윳값 진실은

18주 만에 반등한 이후 50원 넘게 올라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 2주여 시차로 반영
세금 비중 70% 육박…"개방돼 폭리 어려워"
  • 등록 2020-06-13 오전 9:08:56

    수정 2020-06-13 오전 9:08:5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내릴 땐 찔끔 내리더니 오를 땐 초스피드다.”

마이너스(-)로 내려갔던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올라서면서 휘발유, 경유 등 기름값도 다시 오르고 있다. 소비자의 불만은 그 속도와 폭에 있다. 기름값이 내려갈 땐 천천히 조금씩 내려가더니 올라갈 땐 빠르게 큰 폭으로 이뤄진다는 얘기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305.6원으로 전주보다 29.5원 뛰었다.

17주 동안의 하락세를 멈추고 5월 넷째 주 반등하기 시작한 이후 3주 새 56.8원 상승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개별 주유소 판매가격의 합을 전체 주유소 개수로 나눈 값이다.

국제유가가 15주 연속 내렸던 지난달 10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한 차량이 주유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국내 기름값은 2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 흐름을 반영한다. 더 정확히는 역내인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석유제품 가격이 제일 중요하다. 유럽권은 암스테르담, 미주권은 뉴욕, 아시아권은 싱가포르 등 각각의 현물시장 가격이 각 권역의 수출입 제품, 국내 석유제품 등의 가격을 좌우한다. 이들 현물시장의 가격은 국제유가와 연동해 수급에 따라 움직인다.

정유사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석유제품가격을 평균해 각 주유소에 공급할 석유제품 가격을 정한다. 6월 첫째 주 주유소 석유제품 공급가격은 5월 넷째 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석유제품 가격 평균인 셈이다. 여기서 1주의 시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주유소는 정유사가 공급한 가격을 기반으로 각종 세금과 품질 검사 수수료, 일정 부분의 마진 등을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주유소는 통상 보름마다 석유제품 비축고를 채우는 점을 고려하면 정유사 공급가격이 소비자 판매가격으로 반영되는 데까지 1·2주 정도가 걸린다.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의 경우 옥탄가 92 기준, 단위=ℓ당 원, 자료=오피넷
국제유가가 1월 셋째 주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국내 주유소에서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1월 다섯째 주부터 내림세를 보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정유업계는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국제유가는 4월 다섯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올랐고 국내 주유소에서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5월 넷째 주 반등했다.

6월 둘째 주 현재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휘발유 가격은 옥탄가 92 기준 ℓ당 329.8원으로 4월 넷째 주 137.2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계속 오르고 있어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또 다른 요인으론 세금 영향이 꼽힌다. 휘발유의 경우 △교통·에너지·환경세 ℓ당 529원 정액 △주행세 교통·에너지·환경세의 26%인 138.5원 △교육세 교통·에너지·환경세의 15%인 79.4원 △부가가치세 10% 등 세금만 800원 정도 고정적으로 들어간다. 지난주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1276.1원이면 세금만 861.9원으로 그 비중이 68%에 이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석유제품 시장이 개방돼 있기 때문에 국내 정유사가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 폭리를 취하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판매가격이 통제된다면 정유사는 더 비싼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에 맞춰 수출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1ℓ 기준, 단위=원, 자료=오피넷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고양이 닮은꼴...3단 표정
  • 아스팔트서 왜?
  • 한혜진 시계가?
  • 이런 모습 처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