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차 북미회담 한 번 더…올해 말까지 美 용단 기다릴 것"

"미국과의 수뇌회담 집착할 필요 없다" 회의론도
"트럼프와는 훌륭한 관계…안부도 묻는 사이"
"남한, 오지랖 넓은 중재자 아닌 민족 이익 옹호하는 당사자 되어라"
  • 등록 2019-04-13 오전 8:58:48

    수정 2019-04-13 오전 8:58:4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 북·미 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대화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 박고 미국의 입장 전환을 촉구했다.

연합뉴스가 13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은 것은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처음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미국이 요구하는 ‘일괄타결식 빅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관련 “우리가 전략적 결단과 대용단을 내려 내짚은 걸음들이 과연 옳았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자아냈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기는 있는가 하는데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며 “우리는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을 가상한 시험과 한·미 군사훈련 재개 움직임 등과 관련 “나는 이러한 흐름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대조선 정책이 노골화될 수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돼있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친근감을 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남측에 대한 메시지도 내놓았다.

그는 “남조선 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 관계로 전환시키고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면서도 “(남측이)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남조선이) 오지랍 넓은 ‘중재자’, ‘촉진자’”가 아닌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밝혀 향후 문재인정부의 중재자 역할에 어려움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북·미 협상이 결렬 또는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에 배치되는 요구를 그 무슨 제재해제의 조건으로 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와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 되어있다”며 “적대세력들의 제재 또한 계속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항시적 제재 속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해왔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에 만성화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장기간의 핵 위협을 핵으로 종식한 것처럼 적대세력들의 제재 돌풍은 자립, 자력의 열풍으로 쓸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외적인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부 기강을 강조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국가활동에서 인민을 중시하는 관점과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사회주의 건설과정에 일군들 속에서 세도와 관료주의와 같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 것과 관련하여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다”며 ‘부패와의 전쟁’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연설은 앞서 지난달 15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평양에서 북한 주재 외교관 등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예고한 북한의 공식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최 부상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및 향후 북미협상 관련 “우리 최고지도부가 곧 자기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 위원장의 입장 표명 발표를 암시했다.

과거 김일성 주석 시절에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해 왔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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