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4단지 신고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전용 45㎡가 지난 11일 4억6000만원에 팔렸는데, 일주일 전에 기록한 신고가를 넘어선 가격이다.
전국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자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눈길을 돌렸던 매수자들이 서울로 ‘유턴’하는 모습이다. ‘어차피 전국이 다 비싸다면, 그 값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매수세도 11월 이후 다시 늘고 있고, 아파트 신고가도 계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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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지속적으로 줄던 매매량이 10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패닉바잉’ 열풍으로 1만 5000여건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7월 1만 643건 △8월 4980건 △9월 3761건으로 계속 감소했다. 그러나 10월 들어 매수세가 다시 증가해 △10월 4367건 △11월 5634건을 기록했다.
매수세가 회복되면서 신고가 경신 아파트도 계속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 10일 전용 84㎡ 9층이 31억원에 팔리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고층이 아닌 중층인 9층에서 신고가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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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세를 반영하듯 매수심리지수도 최근 매도자 우위로 전환했다. 9월 들어 100 미만이었던 매수우위지수는 11월 중순까지 100미만을 횡보하다, 11월 마지막 주 100을 넘었다. 이어 12월 둘째 주에도 104.5를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는 매도자와 매수자의 비중을 나타내는데,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으면 100이 넘는다. 다시 말해 숫자가 클수록 매도자가 갑(甲), 매수자가 을(乙)이라는 의미다. “없어서 못 판다”는 뜻이다.
전국이 다 규제지역?…“그렇다면 차라리 서울로 가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비규제지역이었던 충남 천안시 ‘천안 불당 지웰 더샵’ 전용면적 112㎡는 지난달 13억17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10월 같은 평형이 최고 12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한 달 사이 7700만원 오른 셈이다.
경남 창원 의창구도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신고가 릴레이를 이어갔다.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 전용 84㎡는 지난 15일 10억4000만원에 매매되면서 두 달 만에 2억원이 뛰었다. 결국 천안과 의창구는 12월 17일 각각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부터 12월 둘째 주 누적 가격 상승률은 전국 1.49%, 지방 1.95%, 서울 0.1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보다 지방 아파트값이 더 크게 뛰면서 “비교적 서울이 덜 올랐다”는 매수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12·18로 사실상 지방 주요 도시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같은 조건이라면 서울을 사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초구 방배동 A공인은 “지방과 서울의 규제 조건이 똑같다면 누가 지방 아파트를 사겠느냐”며 “개발 호재도 있고 꾸준히 가격이 상승해온 서울 아파트가 낫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부는 꾸준히 개발 호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요층이 탄탄해 하방 경직성이 높다”며 “저금리와 비규제 지역 풍선효과 등으로 크게 오른 지방 아파트 가격이 서울 아파트 가격을 미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