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받으려 미국서 귀국했는데"…전공의 전격 파업, 환자들 '멘붕'

20일부터 서울 주요 대학 전공의 파업
아이 둔 직장인·지역 환자들 발 동동
환우회 카페 등 커뮤니티선 불안감 ↑
치료 지연돼 파업 여파 장기화 예상
  • 등록 2024-02-20 오전 8:30:46

    수정 2024-02-20 오전 8:30:46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서울 주요 대학병원의 의대생과 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20일, 수술 취소 통보를 받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아이를 둔 직장인 보호자, 다른 지역에서 오는 환자는 치료를 받기까지 또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 응급실 앞에 환자를 이송하는 앰뷸런스가 도착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각종 환우회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병원 파업 때문에 수술이 갑자기 미뤄졌다는 하소연과 대안을 묻는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난소 난종 수술을 받기로 한 A씨는 지난 16일 병원에서 수술이 연기된다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하루 전(15일) 수술 전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에 갔을 때만 해도 20일 수술할 때 보자고 했는데 파업으로 마취과 의사가 부족해서 수술하기 어렵다고 한다”며 “일단 한 달 후로 다시 예약했는데 이마저도 파업 상황에 따라 더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으로 가슴 절제수술과 보형물 복원 수술을 받을 예정이던 B씨도 지난 19일 오후 병원으로부터 수술이 연기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B씨는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형외과와 같이 일정을 잡아야 해서 날짜가 언제 될지 모른다고 들었다”며 “당장 내일 수술을 받는 분들도 미뤄지고 대기상태라 심란하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와 먼 지역에서 오는 환자들은 수술 연기 후 언제 다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딸 두 명을 둔 한 여성은 “3월 중순에 고대 안암병원에서 수술할 예정이었는데 미뤄졌다”며 “미국에 살고 있어서 입국 후 바로 수술 전 검사를 잡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을 연기해야 할지 몰라서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는 한 환자도 “20일에 수술이라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유방외과에서 연기 전화를 받았다”며 “직장이며 집안일을 정리하느라 힘들었는데 환자를 두고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정부의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결정이 발표된 뒤 서울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들의 단제 행동이 이뤄지면서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9일 광주·전남 등 지역 주요 병원에서도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연기된 수술 일정을 다시 잡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병원의 진료 기능이 한동안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9일 대형병원의 경우 응급·중증 환자 중심으로 진료체계를 전환하고, 경증과 비응급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종합병원으로 전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방의료원,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 97곳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 진료도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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