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때문에…LCC업계, 中 대체 노선 어디 없나요

동남아·日 노선으로 변경…수익성 의문
中 항공운수권 숨통 틔워 준 부정기편
국내 항공사 성정성에 빨간불
  • 등록 2017-02-15 오전 6:00:00

    수정 2017-02-15 오전 6:00:00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허가해주지 않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연간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노선을 일본과 동남아 노선으로 변경하고 있지만 일부 항공기는 마땅한 노선을 찾지 못해 예비기로 사용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고 추가로 확대할 항로도 많은 중국 노선이 장기적으로 허가를 받지 못하면 국내 항공사의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가운데 지난달 한-중간 부정기편을 신청한 곳은 제주항공(089590)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세 곳이다. 진에어는 계림-제주노선을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인천-닝보, 제주항공은 장쑤성-인천 2개 노선, 산둥-인천 1개 노선, 네이멍구-인천 2개 노선, 광둥-인천 1개 노선 등 모두 6개 노선을 신청했지만 중국민용항공총국은 허가해주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적 항공사의 부정기편 운항을 허가하지 않은 이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인 부분이라 전망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동남아·日 노선으로 변경…수익성 의문

가장 많은 부정기편을 띄울 예정이었던 제주항공은 대체 노선을 찾고 있다. 주로 일본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노선을 손질했다. 제주항공은 베트남 다낭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노선으로 향하는 노선을 종전대비 두 배 증편했다. 인천-나고야 노선은 3월 중에 증편횟수를 주 7회로 늘려 하루 두 차례 운항한다.

올 1~3월 인천-닝보 노선을 계획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나리타로 일정을 변경했고 계림-제주 노선을 추진했던 진에어는 해당 여객기를 예비기로 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제주에서 출발해 중국에 도착하는 여객기는 주로 밤 출발이 많다”며 “같은 시간대 비슷한 거리를 운항할 곳을 찾지 못해 예비기로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새로운 노선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항공사가 신규 여객기를 대규모로 들여오기로 했던 시기다. 올해 제주항공 6대, 진에어 3대, 에어부산과 티웨이, 이스타, 에어서울 2대씩 총 17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한다. 비행기를 띄워야 하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은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 노선만큼 수익을 올려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中 항공운수권 숨통 틔워 준 부정기편

정기 노선도 아니고 부정기편을 띄우지 못한 LCC가 타격을 받는 이유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사가 중국에 정기편 비행기를 띄우려면 하이난 등 항공 자유화 지역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항공운수권’을 획득해야 한다. 항공운수권은 기존 항공사를 중심으로 부여된 상태라 이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 노선의 운수권을 반납하지 않는 이상 LCC와 같은 후발 항공사는 운수권을 받기 어렵다. 중국 노선은 대체로 수익성이 좋은데다 수요가 많아 기존 항공사가 운수권을 내놓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전까지 LCC는 임시방편으로 부정기편을 통해 중국노선을 확보했다. 부정기편은 한 달에 한 번 항공사가 희망 노선과 운항 횟수를 신청하면 중국 정부가 한 달간만 운항을 허가해주는 구조다. 매년 연말 중국 정부와 국토부가 회담을 거쳐 일년 치 가능 노선과 운항횟수 등을 정하고 국토부의 중재 하에 국내 항공사들이 전년도 운항 준수율(부정기편 신청 후 실제 운항률)이 높은 순서대로 희망 노선을 가져간다. 항공사들은 이미 중국 노선의 1년 치 계획을 미리 세워놓았다는 얘기다.

국내 항공사 장기 성장성도 빨간 불

정기편 항공운수권 확보에 불리한 LCC는 그나마 숨통을 틔워줬던 부정기편 허가가 나지 않는 것이 큰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사도 항공운수권이 없는 인기 노선에 부정기편을 띄워 운영해 왔는데 중국정부가 허가하지 않자 당혹스럽다. 무엇보다 중국 노선은 갈 때와 올 때 모두 탑승률이 높아 수익이 많고, 부정기편은 5월 황금연휴와 여름 성수기 등의 탄력적인 운항에 도움돼 특수를 누리는 밑바탕이 된다. 특히 장기적인 성장성 측면에서 중국은 개척할 노선이 무궁무진해 국내 항공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예상됐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아서 부정기편이라도 있는 것이 항공사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됐다”면서 “중국의 태도가 쉽사리 바뀔 것 같지 않아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관련기사 “사드에 중국 하늘 길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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