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최근 주요 소매업체들의 실적 부진과 향후 실적 전망 악화, 재고 증가 경고가 줄을 잇는 와중에도 고소득층을 주로 고객층으로 삼고 있는 페라리와 디올, 루이비통, 베르사체 등 럭셔리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은 양호한 실적을 내놓고 향후 이익 전망치까지 상향 조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1230달러를 넘는 루이비통 스니커즈와 2370달러 이상되는 루이비통 백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루이비통과 크리스찬 디올, 펜디, 지방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LVMH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1%나 늘어난 367억유로에 이르렀다.
셔츠나 신발 하나가 1000달러를 쉽게 넘어가는 베르사체 역시 2분기 매출이 2억75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마이클 코어스와 지미추 등의 브랜드를 가진 캐프리홀딩스도 2분기에 15% 늘어난 13억60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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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과거 경기 침체기를 봐도 소비경기가 악화되는 과정에서도 럭셔리 제품분야에서의 소비 둔화는 가장 더디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한다.
해당 기업들도 이 같은 경향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
존 아이돌 캐프리홀딩스 CEO는 “광범위한 경기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지만, 과거 경기 침체기에도 럭셔리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우리는 장기적인 실적 전망을 달성하는 데 자신이 있다”고 낙관했다. 이어 “누구도 하반기에 소비경기와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장담할 순 없지만, 적어도 명품산업만은 상당히 견실할 것”이라고도 했다.
부유층 소비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애질리티 리서치앤스트래티지에 따르면 럭셔리 브랜드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들 업체들도 “고객들의 80% 정도가 (경기 우려로 인해) 소비지출을 줄이려 한다”고 답했지만, 실제 이런 80%의 고객이 럭셔리 브랜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경기를 타지 않는 나머지 최고소득층 20%가 매출의 70%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암리타 반타 애질리티 대표는 “명품산업은 그 자체로 어느 정도 회복력을 가지고 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부의 불균형이 더 심화되면서 이 같은 소비 양극화가 더 극심해지고 있다”며 “최고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이 팬데믹 이후 더 늘어남으로써 이런 럭셔리 제품 소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