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아동복지회 '정인아 미안해' 게시물 내린 이유

  • 등록 2021-01-06 오전 6:00:26

    수정 2021-01-06 오전 7:42:16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입양만 보내면 끝이냐?”

홀트아동복지회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게시물을 내렸다. 양모의 아동학대로 사망한 정인이는 2019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입양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홀트아동복지회는 12월 31일, 1월 2일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참여 관련 글을 게재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홀트아동복지회가 정인이의 아동학대를 방치했다며 비난했고,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글을 내려달라고 항의했다.

이에 홀트아동복지회는 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챌린지 취지에 따라 끔찍한 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엄중한 처벌을 받는데 힘을 보태고자 한 것이었지만 해당 게시물이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의견이 있어 5일 오후 7시에 삭제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홀트아동복지회는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경찰 수사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에 적극 협조했으며, 전사적으로 진정서 제출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더욱 세심한 관리와 주의를 기울여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정인이가 학대 받은 사실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진행해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졌다.

홀트아동복지회 공식 인스타그램
지난달 23일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는 홀트아동복지회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양 부모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고, 절차가 신중하게 진행됐다면, 사후관리가 제대로 됐더라면, 정인이의 비극적인 죽음은 막을 수 있었다”라며 “입양 아동이 당한 학대와 죽음에 책임을 지고 공식사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5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홀트아동복지회는 정인이가 학대를 받은 사실을 알고도 4개월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정인이는 생후 6개월 무렵이던 지난해 1월 입양돼 학대를 받고 지난해 10월 13일에 사망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지난해 5월 25일 2차 가정방문에서 정인이 몸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했다. 또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정인이가 2주간 깁스한 사실, 양모가 자동차에 30분가량 방치한 사실 등도 인지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정인이의 체중이 1kg 줄어 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있었던 지난해 9월 23일에는 양모가 방문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가정방문을 10월 15일로 늦췄다. 하지만 정인이는 10월 13일에 세상을 떠났다.

입양 특례법은 양친과 양자녀의 상호 적응을 위해 입양 후 첫 1년간 입양기관의 사후관리를 의무화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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