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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변인은 지난 1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릴 때부터 계정을 가족끼리 공유해왔다”며 자신의 동생이 ‘일베 표현’이 들어간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해당 의혹은 이준석 대표 지지층이 포진한 에펨코리아 등에서 처음 제기됐다. 박 대변인이 사용하는 아이디를 추적한 결과 일부 커뮤니티에서 같은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가 2012년 ‘네다홍’ ‘씹운지’ 등 표현을 썼다는 주장이 올라온 것이다.
네다홍은 ‘네 다음 홍어’를 줄인 말로 호남 지역을 비하하는 뜻이다. 또 씹운지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일베에서 주로 쓴다.
지난해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비속어와 함께 중국인을 비하하는 ‘짱깨국’이라는 표현이나 기독교를 비하하는 표현 등이 같은 아이디로 작성됐다.
논란이 제기되자 일단 대통령실은 말을 아끼며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다만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채용 절차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결격 사유가 확인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뭐 지켜봐야죠”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다른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해당 논란이 사전에 인지가 됐나’라는 질문에 “박씨가 청년대변인으로서 능력을 잘 발휘할지 앞으로 지켜볼 예정이고, 개인에 관한 문제는 설명을 좀 더 들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누리꾼의 반응이 이어졌다.
야권도 비난했다. 커뮤니티 아이디를 가족과 공유해서 쓴다는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 대변인은 가정사를 공개하며 거듭 해명에 나섰다.
박 대변인은 지난 1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제가 대학에 진학할 때 (부모님이) 이혼 재판을 했다”며 “아버지가 사라진 공간에서 또 저희끼리 부침이 많았다. 그 과정에서 운동권 출신이었고 민주당에 소속돼온 두 분(부모님)에 대한 원망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동생한테도 일베를 한다고 하길래 하지 말라고 그랬다”라며 “사회와 가정에 대한 어려움과 불만에 대해 표출하는, 그런 감정을 정화하는 창구. 그렇게 일단 이해했고 그럼에도 아닌 것 같다고 얘기를 계속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물론 제가 언급한 게 일차적 잘못이지만, 저는 동생을 비난하고 싶지 않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깊은 양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으로 박 대변인이 관련 논란을 딛고 2030세대와 소통하는 대통령실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국정운영의 새로운 동력과 반전의 기회가 절실한 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편 박 대변인은 오는 15일 용산 대통령실로 첫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