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하지 마!” 나체로 절규한 女… 칸 레드카펫에서 무슨 일?

  • 등록 2022-05-21 오후 2:54:20

    수정 2022-05-21 오후 2:54:20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우리를 강간하지 마라!”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서 한 여성이 나체로 뛰어나와 한 말이다. 이 여성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던 것일까.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서 한 여성이 나체로 뛰어나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여성에 대한 성폭행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일(현지시각)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는 영화 ‘삼천 년의 갈망’(Three Thousand Years of Longing)의 첫 상영회를 앞두고 레드카펫 행사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조지 밀러 감독과 주연 배우 틸다 스윈튼, 이드리스 엘바 등이 레드카펫을 밟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이때 신원 미상의 한 여성이 나체 상태로 레드카펫 위에 뛰어들었다. 이 여성의 가슴과 등, 허벅지에는 우크라이나 국기와 붉은색 손자국 등이 그려져 있었다. 이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여성에 대한 성폭행을 비판하는 시위였다.

그는 레드카펫 위를 활보하며 “우리를 강간하지 마라”고 울부짖는가 하면 사진 기자들 앞에서 비명을 지르고 무릎을 꿇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현장을 지키던 보안요원들에 의해 제지를 받았다. 요원들은 검은색 담요와 코트 등으로 여성의 몸을 감싼 뒤 그를 끌어냈다. 나체 여성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행사 현장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행사가 재개되면서 금세 활력을 되찾았다.

이와 관련해 칸 영화제 측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영화제에는 러시아 대표단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3월 1일 (현지시각) 칸 영화제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연대할 것을 밝히면서 “러시아 공식 대표단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러시아 정부와 연관된 이의 참석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조건에서 전쟁이 끝난다면 바뀔 수 있다”라며 “정권에 맞서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은 예술가와 영화 제작자를 포함,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격과 침략에 항의한 모든 러시아인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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