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높인 금융당국…'한도 줄이고 금리 올리기'

50년 만기 주담대, 산정만기 축소
특례보금자리론, 2달 연속 금리 인상 단행
"금리 인상되면 수요 심리 자극하는 역효과 발생하기도"
  • 등록 2023-09-03 오후 2:59:31

    수정 2023-09-03 오후 7:22:04

[이데일리 송주오 서대웅 기자] 가계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산정 만기를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다주택자와 분양아파트 잔금대출로는 아예 취급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아울러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두달 연속 올리는 등 당국이 공급 조절에 나섰다.

5대은행 가계대출 4개월 연속 가파른 증가세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8월 말 680조8120억원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다. 1분기 감소 흐름을 보이다가 5월(1431억원), 6월(6332억원), 7월(9754억원)에 이어 8월에는 한달간 1조5912억원이나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줄었지만, 부동산시장 회복세와 맞물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50년 주담대를 취급하면서 대출 한도가 대폭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8월 말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14조9997억원으로 전월(512조8875억원)보다 2조1122억원 증가했다. 반면 개인신용대출(108조4171억원)은 전달보다 2657억원 줄어들며 2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 대출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가 신용대출 하락분 이상으로 늘면서 지난달에 이어 가계대출이 넉 달째 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 매수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된 배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전체 금융권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원 늘어난 106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증가한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가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8월 말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출 조기이 나선 당국

금융당국은 주담대 줄이기에 나섰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50년 만기 주담대의 산정 만기를 40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약정 만기는 그대로 두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시 40년을 적용해 대출 한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내주 행정지도를 통해 50년 만기 주담대 산정만기를 40년으로 줄일 계획이다. 동시에 다주택자와 분양아파트 잔금대출에는 50년 주담대 상품을 팔지 말도록 은행권에 요청한 상황이다. 당초 예상됐던 나이 제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역차별 논란에 따른 악화된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권에 자율적 관리 노력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힌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두 달 연속 올리며 공급을 조절하는 모양새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오는 7일부터 △일반형 0.25%포인트(p) △우대형 0.2%p 인상된다. 이번 인상으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은 연 4.65(10년)∼ 4.95%(50년) 금리를 적용받는다. 우대형은 연 4.25(10년)∼4.55%(50년)다. 금리가 연 5% 수준에 근접했다.

1월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일반형 4.25~4.55%, 우대형 4.15~4.45%였다. 이후 금리 동결을 거듭했지만, 8월부터 일반형 금리를 0.25%p 인상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달에는 일반형과 함께 우대형 금리도 올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대출문턱을 높이는 신호를 보내면 수요 심리를 자극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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