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서 부조리… 극단선택 할 바엔” 우크라 간 탈영 해병의 카톡

  • 등록 2022-03-24 오전 8:57:13

    수정 2022-03-24 오전 8:57:13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폴란드로 무단 출국해 우크라이나 입국을 시도했던 해병대 병사가 검문소를 이탈해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픈 채팅방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바에 전쟁 국인 나라에 가서 싸우고 죽든지 하자”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대원들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주 노보트로이츠케 마을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점령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 통제 지역으로 통하는 국경검문소 앞을 지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SBS 보도에 따르면 해병대 병사 A(20)씨는 전날 새벽 4시께 ‘우크라이나 국제군단 지원자 모임’이라는 이름의 오픈 채팅방을 통해 “현재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가고 있는 사람”이라며 글과 사진을 올렸다.

그는 어두운 밤 도로를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우크라이나 국경도시 흐레벤느네로 가는 길이다”라며 “(우크라이나) 국경에 현지 시각으로 23시에 미군들이랑 들어가기로 약속해서 가고 있다. 여긴 마스크도 안 쓴다”라고 밝혔다.

A씨의 글을 접한 이들이 그의 행보를 우려하자 “군대 갔다가 부조리란 부조리는 다 당해봤고, 극단적 선택을 할 바에는 전쟁 국인 나라에 가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고 죽든지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실시간으로 사진을 올리던 A씨는 “제가 싸우고 가나 어차피 처벌은 똑같다. 징역 가거나 우크라이나 시민권 받아서 새 삶을 살아볼 계획”이라고 했다.

(사진=SBS)
앞서 A씨는 휴가 중이던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한 뒤 우크라이나로 입국을 시도했으나 국경을 넘지 못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 국경검문소에서 입국이 거부돼 폴란드 국경검문소에 머물고 있었다.

이에 우리 외교부 관계자들이 검문소 밖에서 A씨를 넘겨받고자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외교부의 접촉 시도를 거부하며 ‘이곳에 남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23일 새벽 돌연 폴란드 국경 수비대 건물을 떠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A씨가 현재 연락을 받지 않아 소재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폴란드·우크라이나 당국과 정보를 공유하며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차례 입국을 거부당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재입국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A씨 행방을 계속 추적해 귀국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군은 현역 군인 신분인 A씨가 해당 부대의 허가 없이 출국했기 때문에 ‘군무이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복무 중인 군인이 휴가 중 해외여행을 가려면 국외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A씨는 귀국하게 되면 여권법 위반과 더불어 군무이탈에 따른 처벌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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