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 이곳에서 한 운전자가 반대편에서 오던 차에 일방적으로 비키라고 요구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이 운전자는 25분 넘게 길을 막다가 경찰이 오자 도로에 드러눕기도 했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상대 운전자, 도로에 누워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한문철 변호사는 제보자 A씨로부터 26분가량의 영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 맞은편 차량을 몰던 B씨는 뒤에 공간(빨간 화살표)가 있음에도 직진을 하며 경적을 울렸다. (영상=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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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면 A씨가 충남 예산군 예산읍 신례원로 32번길 좁은 골목에 들어서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당시 A씨는 몸이 편찮은 할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기 위해 운전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주 오는 한 차량을 만났다.
차량 한 대도 겨우 지나갈 정도로 길이 좁았기에 A씨는 이 차량이 옆으로 빠질 수 있는 여유 공간이 나올 때까지 후진했다. 하지만 맞은 편 차량은 여유 공간이 생겼음에도 A씨 차를 정면으로 바짝 붙여 더 후진하라는 듯 경적을 울렸다.
이에 A씨는 차를 도로 가장자리로 붙여 상대 운전자 B씨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지만, B씨는 갑자기 차에서 내려 A씨에게 다가왔다.
B씨는 A씨에게 “나이가 몇 살이냐” “운전 못 하면 집에 있어라”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부었다. 이제 A씨는 옆으로 충분히 지나갈 수 있지 않느냐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B씨는 다시 차에 탑승하고 A씨 차에 자신의 차를 더 가까이 붙인 뒤 위협하듯 엔진 소리를 냈다.
| (사진=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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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A씨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이 오자 B씨는 그제야 뒤편의 여유 공간으로 차를 뺐다. B씨의 차량 뒤로 줄지어 기다리던 차들이 차례로 골목을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A씨가 경찰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B씨는 다시 자신의 차를 A씨 차 앞으로 끌고 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지켜보던 경찰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B씨는 경찰이 협조 요청을 하자 차에서 내려 길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이에 지친 경찰과 A씨가 B씨를 상대하지 않자 그는 다시 일어나 차에 탄 뒤 곧바로 A씨의 옆을 지나갔다. 충분히 지나갈 수 있었음에도 생떼를 부렸던 것이다.
한문철 변호사는 “이건 보복·난폭 운전이 아니고 더 무겁다”며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B씨가) 왜 저렇게 행동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형법 제185조에 따르면 육로, 수로 또는 교량에 손상을 입히는 등 교통을 방해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