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공유경제’ 글로벌 시장 넘본다

SK, 쏘카와 말레이시아 합작법인 출범
한국형 공유경제 첫 글로벌 진출 사례
최태원 회장의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물
  • 등록 2018-01-28 오후 1:13:25

    수정 2018-01-28 오후 1:13:25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경제 가치만 추구해선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다. SK가 확보한 모든 유·무형 자산을 서로 공유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을 향해 던진 특명이다. 당시 최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자산이 큰 가치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며 “SK CEO들은 앞으로 어떤 것들을 공유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 달라”고 숙제를 냈다.

최 회장이 SK그룹의 경영 화두로 강조해 온 ‘공유경제’가 해외에서 결실을 맺었다. 최 회장 표 공유경제의 첫 작품이랄 수 있는 쏘카가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하면서다. 지주회사 SK는 2015년 590억원을 투자해 공유경제 기반의 카셰어링업체 쏘카 지분을 인수한 이뒤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쏟아왔지만 관련 기술 개발에 머물러 있었다.

SK㈜는 최근 합작법인 쏘카 말레이시아를 출범하고 차량공유 서비스(카셰어링)를 본격 시작했다고 밝혔다. 쏘카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에 240여 대 차량과 100여 개의 쏘카 존을 보유하는 등 현지 최대 규모다. 카셰어링은 고객이 10분 단위로 필요한 만큼만 자동차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레온풍 쏘카 말레이시아 대표는 “말레이시아는 서울처럼 도심 인구밀도가 높아 차량공유 수요가 많은데다 아직 선도 업체가 없어 첫 해외 진출지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쏘카는 지난 2012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 현재 전국 3200여 개의 쏘카존에서 8200여대의 쏘카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2015년 SK㈜의 지분투자 이후 SK그룹이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과 차량 관련 서비스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올해 회원 수 340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1위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쏘카의 말레이시아 진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공유 경제’를 활용한 성장전략이 해외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 SK 관계자는 “카셰어링은 환경오염 등 차량소유로 발생하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대표적인 착한 투자다. 글로벌 공유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유망 투자영역”이라며 “카셰어링 영역에서 새로운 글로벌 협력모델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들도 공유경제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에너지가 운영 중인 3600여개의 주유소 유·무형 자산을 활용해 직접적인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K E&S는 전국 7곳에 있는 도시가스 자회사를 활용한 사업을, SK텔레콤은 3000여개에 달하는 유통망이 보유한 자산을 공개해 기업이나 국민과 상생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검토 중이다.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회장은 연세대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국제포럼’에 참석한 뒤 ‘생태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사회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딱 내가 생각해 온 아이템이다. 내가 평생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2012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했다. 이어 2014년엔 옥중에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란 229페이지 분량의 책도 출간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쏘카의 해외 진출은 SK가 정치적 측면을 떠나 진정성 있게 공유경제를 고민하고 추진한 덕분”이라며 “최태원 회장의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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