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대란에 박삼구 회장 고개만 푹...승무원은 '맨몸 총알받이'

  • 등록 2018-07-05 오전 8:25:03

    수정 2018-07-05 오전 8:25:0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이른바 ‘기내식 대란’이 일어난 데 대해 고객과 직원들에게도 사과했다. 그러나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은 이번 대란과 관련해 회사로부터 어떠한 지침도 받지 못했다며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4일 오후 서울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내식 대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날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예측과 준비를 하지 못해 고객과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사과만 있을 뿐 현장 대응 방침은 없었다.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은 이날 오후 YTN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저희도 너무 당황스럽지만 단 한 건의 어떤 지침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응 매뉴얼이 없었다며 “저희도 사실 언론 기사에서 접하는 정보가 더 많다. 회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보는 것이 전부라고 보면 된다”며 “저희가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회사의 비상상황에 대해서 가장 정확히 현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이 현장 직원들인데, 정작 저희 승무원들은 회사에서 어떠한 공지나 지침도 받지 못한 채 해당 일에 비행기에 가서 ‘아 오늘 이거 안 실린다’ ‘못 드린다’ ‘못 한다’ 이러면서 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승무원은 이번 사태가 이미 예견된 일이고, 현장 근로자들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며 “회사에서 저희 현장직들에게 지금 현장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이야기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2, 3일 안에 정상화된다고 했던 것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저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지금의 이 사태가 길어질수록 현재 인천에서의 기내식 공급만이 아니라 현지에서도 식사 공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라면서 “저희 승무원들이 이러한 상황을 맨몸으로 총알받이 하는 것 같아서 힘이 들고, 저희도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24년 동안 승무원 생활을 한 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소속 서울시의회 비례대표로 당선된 권수정 서울시의원도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아사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이날 밤 JTBC ‘뉴스룸’에 출연했다.

권 시의원은 “(승객들에게 기내식 대신) TCV라고 해서 기내에서 면세품을 살 수 있는 쿠폰을 주기 때문에 결국은 (승무원의) 업무가 가중돼, 내리기 전까지도 면세품을 팔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문제는 운항 안전하고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른바 ‘노 밀 사태’를 승객들한테 탑승 전까지 알리지 말아야 한다는 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에 대해 “매일 승무원한테 공지사항이 수 건씩 제공되는데, 이 사태 이후 단 한 건도 공지가 난 적이 없다. 그룹 카톡(카카오톡)에 소규모로, 어느 정도의 회사 측의 입장을 전달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저로서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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