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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느닷없이 한국의 사드 비용 부담을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사드 비용을 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국에 통보했다”며 “사드는 10억달러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정부가 부지와 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를 직접 운용하는 미국이 유지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한미 간에 약정이 체결돼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한국이 사드 비용을 내라니 한국 정부는 당황스러웠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급히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아안보회의(NSC) 보좌관과 통화했다. 그리고 “기존 합의 내용을 재확인했다. 사드 비용 10억달러를 미국이 부담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고함을 질렀고, ‘한국이 적정 몫을 부담하도록 만드는 노력을 당신이 깎아내렸다’고 질책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맥매스터 보좌관에게 불만이 많았다. “맥매스터가 내 정책을 과소평가한다”고 자주 불평을 늘어놓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것은 동맹국들을 둘러보며 적절한 책임과 부담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우리 방위 관계나 사드 배치와 관련해 동맹국과 재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사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괜히 나온 얘기가 아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