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50℃ 사막서 '구슬땀'…최초 군사협력 임무 '아크부대'

  • 등록 2018-01-07 오후 1:19:22

    수정 2018-01-07 오후 1:55:27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과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UAE 원자력발전소 사업을 수주하면서 이면 합의를 맺고 우리 군사력을 끼워팔았다는게 핵심입니다. 이른바 ‘UAE 원전 게이트’입니다. 그 중심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배경으로 유명한 아크부대가 있습니다.

총 28개국에 파병…현재도 12개국 1100여명 임무수행 중

한국은 1991년 국제연합(UN) 가입 이후 1993년 소말리아에 처음으로 UN평화유지군인 상록수부대를 파견했습니다. 이어 서부 사하라 국군 의료지원단, 앙골라 공병부대, 동티모르 상록수부대, 아이티 단비부대를 파견한바 있습니다. 현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레바논 동명부대·남수단 한빛부대·소말리아 청해부대·UAE 아크부대를 합치면 총 28개국에 우리 국군을 파병했습니다.

2017년 7월 기준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해외 파병 장병은 모두 12개국 1106명입니다. 10개국에 33명이 개인 파병 형태로 나가있으며, 4개 부대 1073명이 파병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7월 아크부대 11진 환송행사에서 파병 장병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육군]
눈에 띄는 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UAE 아크부대만이 그동안 파병된 부대들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크부대의 정식 명칭은 ‘UAE 군사훈련협력단’입니다. 대한민국 국군 창설 이래 최최의 국방교류협력활동을 위한 파병부대 입니다. 특수부대인 육군 특전사와 해군 UDT/SEAL 요원들이 주축입니다. 이들은 UAE 군 특수전부대에 대한 교육훈련 지원으로 전투력 강화를 지원하는게 주임무 입니다.

다국적군평화활동이나 UN평화유지활동을 위한 다른 부대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동명부대의 정식명칭은 ‘레바논 평화유지단’, 한빛부대는 ‘남수단 재건지원단’,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입니다. 과거 2013년 12월부터 1년 동안 필리핀에 파병된 아우라부대 역시 아크부대와 같은 국방교류협력부대로 분류됐지만, 재해복구 지원 활동이 주임무였던 것을 감안하면 차이가 있습니다.

UAE 군사훈련협력단 아크부대, 다국적군·PKO와는 달라

이 때문에 아크부대 파병 당시 법적 논란이 일었습니다. UN평화유지활동(PKO)을 제외한 우리 군의 해외 파병에 대한 법적 근거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헌법 제5조 1항에서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10년 11월 15일 ‘국군부대의 UAE 군 교육훈련 지원 등에 관한 파견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당시 정부와 여당은 헌법 제60조 2항의 ‘대통령은 국군을 외국에 파견하는 권한을 가지며 국회의 사전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이 반발했지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여당(한나라당)이 밀어붙여 토론도 없이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 상정에 따른 파병 동의안이 처리됐습니다.

아크부대 요원들이 50℃가 넘는 UAE 알아인(AlAin) 사막에서 목표지역에 대한 정찰을 하고 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이에 문재인 대통령도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14년 12월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파병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일정한 제한 같은 것이 법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습니다. 아크부대 파병도 법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아크부대 파병, UAE 뿐 아니라 우리 軍 특수전 능력↑

2011년 1월 10일 창설된 아크부대는 150여명의 병력이 8개월 동안 근무합니다. 1월 11일 UAE 전개 이후 현재는 지난 해 11월 말 파병된 13진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아크부대 파병 목적에 대해 UAE 군 특수전 수행능력 향상과 교육훈련체계를 개선해 UAE 군 선진화와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와 함께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우리 특수전부대의 특수작전 수행 능력 강화 부분입니다. 국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고온·건조한 기후에서의 사막훈련과 UAE 군의 시설·장비를 활용한 훈련을 통해 우리 군의 중동지역 특수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고공강하의 경우 UAE의 훈련 여건이 더 괜찮아 아크부대가 국내 부대들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훈련을 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국내에서 6~7년 걸려야 할 수 있는 고공·야간 강화 훈련량을 단 6개월 만에 달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크부대가 UAE 알아인(AlAin)에 위치한 마운트사이트(MOUT Site)훈련장 일대에서 패스트로프를 활용해 공중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또 사막지역 전술훈련과 실제 선박 및 항공기를 활용한 대테러 훈련, 개인 및 공용화기 사격 등을 마음껏 실시하며 실전능력을 배양하고 있습니다. UAE 군의 시설과 장비를 무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국내 훈련 대비 예산 절감 효과도 있습니다.

아크부대 파병이 우리 국익 증진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도 사실입니다. 파병 전·후 6년 간의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우리의 UAE 상품 수출액은 파병 전에 비해 1.6배 늘었고 건설 사업 참여도 1.5배 증가했습니다. 방산수출액은 이전 대비 42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해외에 파병된 우리 군 장병들은 힘든 근무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군사외교관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섭씨 50도가 넘는 사막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아크부대 요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UAE 관련 논란이 한국과 우리 군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아크부대원들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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