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친 살해 후 쓰레기봉투에 넣은 50대…반성문은 고작 1번

"유가족 탄원서 제출 사실 알고 있나" 질문에 "잘 알고 있다"
  • 등록 2022-01-20 오전 9:44:30

    수정 2022-01-20 오전 9:55:18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헤어진 연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50대 남성이 법정 앞에서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유족들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19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합의1부(김상일 부장판사)의 심리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강간등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A(54)씨에 대한 첫 재판이 진행됐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프리픽)
지난해 8월 A씨는 경기 고양시 화정동에 있는 40대 여성 B씨의 집 앞에 있다 귀가하는 B씨를 뒤쫓아 집으로 들어갔다. A씨와 B씨는 약 4개월간 교제했던 관계였다.

A씨를 보고 놀란 B씨는 “집에서 나가”라고 했지만 A씨는 그를 흉기로 위협했다. 화장실로 도망친 B씨는 창밖으로 “살려달라”라고 소리쳤지만, A씨는 B씨의 몸을 수차례 찌른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A씨는 B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쓰레기봉투 등에 담아 고양시 창릉천 등에 유기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헤어진 이후 B씨가 자신과 만나주지 않자 미리 흉기를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첫 재판이 열릴 때까지 고작 1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반면 유가족은 매일 A씨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전날 열린 첫 재판에서 A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했지만, 재판장이 신상정보를 묻자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특히 재판장은 “유가족이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질문했고, 이에 A씨는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A씨를 지켜보던 유가족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재판이 지속될 때까지 오열하고 말았다.

한편 A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3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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