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노류영 씨의 어머니 A씨는 24일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분이 장례식에 화한을 보냈는데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문구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근조화환이 쓰러져 있다. 화환은 이번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유족이 쓰러뜨렸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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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자기 이름만 대문짝만하게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해서 왔다. 미치는 줄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이게 국민과 유가족에 대한 사과는 아니잖나”라며 “우리가 자기 이름을 몰라서, 우리한테 이름을 가르쳐주려고 보낸 게 아니잖나. 그거(화한) 너무 화나서 우리는 다 뜯어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조계종에서 한 공식적인 (사과는) 다른 국민들 들으라고 한 거밖에 더 되는가. 유족들에게 한 것은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추모 위령 법회’에 참석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A씨는 “말만 유족이라고 얘기를 했지만, 진심으로 자기들이 사과하겠다고 치면 유족들을 다 모아놓고 ‘내가, 국가에서 못 지켜줘서 미안하고 죄송하다’ 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그거 아니었다. 사과는 유족들한테 해야 되는 거잖나”라고 단언했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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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주무부처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유가족 단체와 만남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이상민 장관은 (유가족이) 같이 만나자고 하니 개개인한테 전화해서 혼자만 만나자고 했다. 유가족들한테 전화해서 상담하자고 그렇게 했다더라”라며 “그건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회유하자는 그런 정도로밖에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158명 희생자 유족 전체보다 한 명씩 만나(고 싶어 하는 건가.) 단체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의에 A씨는 “그런 것 같다”며 “죽이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런 마음밖에 안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장관이라는 사람이 사퇴하라니까 ‘폼나게 사표 던지고 싶다’면서 나가지는 않는다. (유족들은) 다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