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 매월 7만9000원에…명품 체험 비즈니스로 승부”

하동구 리본즈코리아 대표 인터뷰
작년 105억원 투자 유치후 명품 렌탈 사업 박차
구매력은 적지만 명품 니즈 큰 2030세대가 주 고객
누적 3만명 사용자 눈앞…1~2년내 흑자 전환 기대
  • 등록 2022-05-15 오후 2:17:23

    수정 2022-05-15 오후 9:35:56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한개 수백·수천만원하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가방을 매달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죠. 저희 렌탈 서비스에 100만원을 쓰면 연간 100개의 가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리본즈 ‘렌트잇’ 구독 서비스 (사진=리본즈 홈페이지)
하동구 리본즈 대표는 15일 서울 송파구 리본즈 오퍼레이션센터에서 만나 렌탈 서비스의 장점을 이같이 밝혔다. 하 대표는 “명품에 대한 2030세대의 수요가 커지면서 고가의 가방과 액세서리 등 체험하고자 하는 고객 5000명가량이 매달 사용하고 있다”며 “출퇴근용으로 쓰시는 분도 있고, 결혼식·데이트·여행 등 다양한 목적으로 고객들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으로 위즈위드의 신사업 개발과 그루폰코리아 부사장 등을 역임한 후 2012년 7월 리본즈코리아를 설립했다. 2019년 하 대표는 싱가포르 본사가 보유한 리본즈코리아 지분을 추가 취득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리본즈코리아에서 사명을 현재의 리본즈로 변경했다.

명품 커머스로 출발한 리본즈가 렌탈로 눈을 돌린 것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하 대표가 던진 승부수였다. 기존 명품 커머스 사업은 수익률이 낮고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옷은 많지만 입을 옷은 없다’는 고객 ‘페인 포인트(불편지점)’를 명품 사업에 접목해 2017년 명품 렌탈 서비스 ‘렌트잇’을 시작했다. 이후 관련 데이터를 쌓았고 이를 기반으로 작년 6월 10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후에 렌탈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누적 사용자는 3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동구 리본즈 대표. (사진=리본즈)
하 대표는 “명품 렌탈을 처음에 한다고 했을때는 투자자들이 우려를 했지만 지금은 명품 사업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며 “투자받은 돈을 대부분 명품 렌탈을 위한 소싱(매입)에 투입했고 일부는 오퍼레이션 센터를 만드는데 썼다”고 설명했다.

리본즈는 올해 렌탈 역량을 강화해 흑자 전환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추가 투자를 받아서 리본즈의 ‘럭셔리 에코 시스템’을 견고하게 다지겠다는 각오다.

하 대표는 “지난 10년간 명품 커머스 사업을 했는데, 이 시장은 아마존·쿠팡 방식의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 개선이 통하지 않는다”며 “명품 커머스는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만들 수도 없고 명품 입점 브랜드에 수수료를 높일 수도 없는 등 수익모델을 발굴하는게 쉽지 않다”고 렌탈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리본즈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명품 매입부터, 렌탈, 판매까지 모든 사이클을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든 덕분이다. 새상품 매입은 10년간 거래한 유럽 부띠끄를 통해 들여오기 때문에 소비자가격보다 저렴하다. 명품은 소싱이 어렵기 때문에 상태가 좋은 S·A급 중고명품도 꾸준히 매입한다. 이후 렌탈로 활용한 물품은 최적의 감가상각 시기에 자체 중고시장(빈티지)에서 판매한다. 평균적으로 매입에서 판매까지는 1년 6개월에서 2년가량이 소요된다.

하 대표는 “명품 커머스부터 중고매입과 판매, 감정, 렌탈, 검수와 보수 등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든 것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며 “올초 의류 렌탈 서비스 ‘언니의 옷장’을 운영했던 이다정 이사를 영입하는 등 인재 채용에도 적극나서고 있다”고 했다.

▲서울 송파 리본즈 오퍼레이션센터에서 직원이 렌탈 반납상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윤정훈 기자)
렌탈로 인기가 많은 상품은 △반클리프 블랙 오닉스 빈티지 알함브라 18k 옐로우 골드 목걸이 △샤넬 핑크 드로우스트링 버킷 체인 숄더백 △샤넬 블랙 클래식 진주 체인 어라운드 미디움 숄더백 △생로랑 블랙 Le 5 A 7 호보 스몰 숄더백 △프라다 라이트블루 브러시드 클레오 플랩 숄더백 등이 있다. 주고객인 2030세대 직장인 여성이 주로 찾는 제품이다. 올해는 남성 패션 등 카테고리도 추가할 예정이다.

하 대표는 “고객이 늘다보니 빌리고 싶은 상품의 예약이 꽉 차 있다는 불만이 늘고 있다”며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최근 1년간 매달 30%씩 사업이 성장했다. 사업 확장과 흑자 전환 두 가지 목표를 올해 꼭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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