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에게 '소방수' 역할 맡긴 전경련…재계 갸우뚱[이슈포커스]

전경련 "자유시장경제 신념 공유해"…이웅렬 "과도기 이끌 적임자"
삼성 등 4대 그룹 복귀 추진-차기 회장 선임…중차대한 역할 맡아
23일 정기총회서 결정…재계 "정경유착 오명 전경련이 또 정치인을"
  • 등록 2023-02-19 오후 3:00:00

    수정 2023-02-19 오후 7:22:46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그간 정경유착 오명을 써온 전경련이 다시 정치권 인사를 영입하는 게 맞나 싶습니다.”(재계 핵심 관계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차기 회장 물색에 사실상 실패했다. 전경련은 대신 김병준(사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으로 내정했다. 전경련 과도기를 이끌 징검다리·소방수 역할로 영입한 것이다. 하지만, 김병준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역임했지만, 2018∼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 몸담았으며 윤 후보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지낸 친(親) 정권 인사이자 사실상의 정치인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재계 안팎에서 “재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순수 민간 경제단체 역할을 그만두자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방인권 기자
19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23일 정기총회에서 김 내정자를 미발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으로 내정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김 내정자로선 과거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추락한 전경련의 대중적 인식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복귀 추진과 차기 회장 선임까지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 됐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적임자인지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일단 적임자를 못 찾아 매년 정기총회 때마다 부회장단끼리 ‘네가 해라’며 서로 미룬 지가 오래인데, 김 내정자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는 지적이 만만찮다. 게다가 김 내정자가 현 정권과 밀접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자칫 정권의 힘을 앞세워 경제계 전체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잘못하다간 관치(官治) 우려가 생길 수 있다”며 “전경련이 겉으론 혁신을 추진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정권의 실력자를 모셔와 존립과 위상강화만 꾀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이유 탓인지, 전경련은 김 내정자의 임기를 ‘6개월’로 못 박았다. 동시에 김 내정자 띄우기에 나서며 여론전에 뛰어든 모양새다.

전경련은 “김 내정자는 풍부한 경험과 학식뿐 아니라 전경련이 지향하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전경련을 과도기적으로 맡아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설명했다. 이웅열 전경련 회장후보추천위원장도 “전경련은 탈퇴한 기업과 국민으로부터 여전히 외면받는 위기 상황”이라며 “김 내정자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객관적 시각과 뛰어난 역량으로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고 띄웠다.

김 내정자는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내 거취는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며 “그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전경련과 재계 전반에) 예의가 아닐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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