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마약 음료, 근처 중학교 살포 확인 돼…'위기'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 ‘무료 시음회’를 가장한 ‘마약 음료수’ 협박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 일당이 인근 중학교 앞에서도 마약 음료를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따르면 일당 중 일부는 대치동 인근 약 1.5km 거리에 있는 한 중학교 교문 앞에서 학생들에게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등하굣길 학생들에게 건넸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주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피의자 여성 2명의 모습. 두 여성 중 한명은 5일 오전 1시 반경 동대문구 이문동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강남경찰서 제공)

이 학교에 재학 중인 A양은 “친구 한 명이 교문 앞에서 ‘ADHD 약’이라며 음료를 건네받았다”며 “음료가 수상하고 냄새도 이상해 먹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은 음료를 마신 후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으면 추첨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 문화상품권을 주겠다며 유인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치동 학원가를 노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학교까지 목표로 삼아 마약 유포 활동을 벌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동아일보는 지난 3일 오후 4시30분쯤 피의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이 학교 근처로 향하는 모습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다.

아직 중학생 중 음료를 마신 피해 사례는 신고되지 않았다. 경찰은 추가 피해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인근 주민 역시 일당들이 큰 비닐봉지에 음료가 담긴 통을 넣어 들고 다니며 학생들에게 접근했다고 증언했다.

강남구청역 인근서 마약 음료수 건네는 용의자들 (사진=강남경찰서 제공)

경찰은 전날 오후까지 용의자 4명 중 3명을 검거했다. 배후에서 범행을 지시한 주범과 음료 직접 나눠준 나머지 여성 한 명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마약 음료를 받아 마신 후 신체 이상을 호소한 학생은 이날까지 6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