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금 35억은 내꺼" 원수가 된 부부[사랑과전쟁]

남성 로또 1등 35억 당첨…여자친구 요청으로 금세 결혼
여성 "돈 달라" 음독시도까지 하며 압박…9억 받아 챙겨
참다못한 남성 이혼소송 제기…재산분할로 7억 돌려받아
여성 "애초 당첨금 80% 주기로 약정" 민사소송까지 제기
  • 등록 2023-04-18 오전 9:43:08

    수정 2023-04-18 오전 10:22:31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한 부부가 35억원에 달하는 로또 1등 당첨 복권을 두고 이혼소송에 더해 민사소송까지 벌이며 법적 분쟁을 벌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성 A씨는 2020년 6월 세종의 한 복권판매점에서 로또를 구입했는데, 해당 복권은 1등에 당첨됐다.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복권에 있는 QR코드 확인해 1등 당첨사실을 확인했다. 당첨금액은 약 35억원이었다.

A씨는 당첨 사실을 당시 교제하고 있던 여성 B씨에게 알렸다. 그리고 월요일이 되자마자 함께 서울의 은행 본점을 찾아 자신 명의의 당첨금 수령 계좌를 만들어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약 24억원을 수령했다.

그는 당첨금 수령 후 은행 직원의 권유에 따라 정기예금 계좌를 개설하고 저축성보험에 가입한 후 일시 보험금을 납입했다.

결혼 생활 내내 “돈 달라” 요구…9억 받아 아파트 구입

A씨가 로또에 당첨된 후 B씨는 결혼을 하자고 졸랐고, 결국 두 사람은 복권에 당첨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혼인신고를 올리고 법적 부부가 됐다. A씨는 혼인신고 전 B씨에게 ‘빚을 갚으라’며 400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법적 부부가 된 후 돈을 요구하는 B씨의 태도는 더욱 집요해졌다. B씨는 A씨에게 주택구입자금을 달라고 했고 A씨는 6억원을 추가로 건넸다.

그 후에도 이런저런 명목으로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A씨가 돈을 주지 않으면 음독을 시도하는 방법으로 협박을 했다. 결국 A씨는 2021년 1월부터 3월 사이에 3억4500만원을 B씨에게 추가로 지급했다. B씨는 A씨로부터 받은 9억8500만원으로 아파트를 한 채 구입했다.

계속된 B씨의 돈 요구에 결국 두 사람 사이는 파탄이 났다. A씨의 계속된 반환 요구에 B씨가 반환한 돈은 겨우 7000만원에 불과했다.

참다못한 A씨는 2021년 5월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건네진 돈의 반환과 음독 시도를 통한 협박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B씨는 “복권은 사실 내가 당첨된 것”이라며 별도의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남은 당첨금 중 9억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이 같은 B씨 태도에 결국 이혼소송 재판부에 B씨가 구입한 아파트와 B씨의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해 인용결정을 받아냈다.

이혼소송 1심 재판부도 지난해 6월 A씨 손을 들어줬다. B씨가 A씨에게 받은 돈으로 구입한 시가 6억 4000만원상당의 아파트의 소유권을 넘겨주고, 추가로 5000만원과 함께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었다. B씨는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이를 기각했다. B씨가 상고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1등 복권, 결혼생활 중 증여” 주장했지만 法 “증거 없다” 일축

이혼소송 판결이 나온 후 B씨가 제기한 민사소송도 빠르게 심리가 진행됐다. B씨는 민사소송에서도 “A씨가 로또 1등에 당첨되면 실수령액 중 20%에 해당하는 금액만 지급받는 조건으로 복권을 나에게 증여했다. 실수령한 당첨금 중 80%에 해당하는 금액을 A씨가 보관하고 있다가 내가 원할 때 이를 반환하기로 약정했다”는 주장을 폈다.

실제 당첨금 수령액 약 24억원의 80%인 약 19억원 중 결혼생활 전후로 A씨로부터 지급받은 9억15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약 10억원과 지연이자를 오히려 A씨가 자신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B씨 측은 결혼생활 도중 A씨 명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자신이 보관한 점을 증거로 내밀었다.

B씨가 이혼소송에 이어 민사소송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펴자, A씨 측은 “그런 약정 자체가 없었다. 황당하다”고 일축했다.

법원도 A씨 손을 들어줬다. 사건을 심리한 청주지법 민사합의11부(재판장 김미리)는 “A씨가 B씨에게 복권용지를 증여했다거나 당첨금 중 80%를 반환하기로 약정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A씨가 직접 당첨금을 수령했고, B씨가 당시 A씨와 동석해 당첨금 처리과정을 모두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며 “A씨가 9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한 것도 B씨의 반환요구에 응해 지급됐다기보다는 A씨가 임의로 지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당첨금 80%가 B씨에게 귀속돼야 할 돈이라면 B씨가 구태여 7000만원을 A씨에게 반환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당첨금 귀속 문제로 다툼이 발생·격화돼 지속 중이던 시기 이를 반환할 이유는 더더욱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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