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홍보수석은 22일(현지시각) 윤 대통령의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였다고 말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 무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만난 직후 나온 윤 대통령의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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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윤 대통령은) 그러나 예산 심의권을 장악한 (한국의) 거대 야당이 국제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못할 것이라고 (현장에 같이 있던)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중 욕설인 ‘이 XX들’은 민주당을 가리킨 것으로, 민주당이 해당 예산을 ‘날리면’(국회에서 통과시켜 주지 않으면) 기부금 공여를 약속한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이란 설명이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에게도 확인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MR 제거 영상은 주로 가수의 라이브 무대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반주 부분(MR)을 제거하고 노래를 강조할 때 쓰인다.
이번엔 윤 대통령의 발언 당시 행사장 내 음악 소리와 주변 사람들의 음성이 지워졌다. 해당 영상에서 윤 대통령의 ‘이 XX’는 뚜렷하게 들리지만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발언이 처음 공개된 MBC뉴스 유튜브 채널의 영상은 조회 수 500만을 넘어섰다. 5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선고를 다룬 뉴스 영상이 현재 조회수 400만 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뜨거운 관심이다.
유튜브 영상 댓글을 보니 대통령실 해명에 다시 발언 내용을 확인하고자 찾은 누리꾼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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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일단 저희로선 대통령실의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지나가면서 사적인, 혼잣말로 한 것”이라며 “이걸 그렇게 키워서 해명문 내내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 국익 전체에 도움이 될지, 숨 고르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정 비대위원장은 진행자가 “그러면 지상파 방송 3사가 다 오보를 내고 대통령 홍보수석 말이 옳다는 말씀이신가?”라고 묻자, “제 귀에는 명확하게 들리지 않았다”라며 “도대체 어떻게, 어떤 의도로 녹취됐는지 잘 모르겠다. 제 귀가 나쁜지 모르지만 아무리 여러 번 들어봐도 명확하게 들리지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반면 곽승용 부대변인은 전날 대통령실 해명이 나온 직후 페이스북에 “이제 그만하자. 차라리 무대응을 하던가”라며 “저도 음악 했던 사람이라 잘 알지만, 이거 주변 소음 다 제거하고 목소리만 추출하는 거 가능하다. 그렇게 하면 어쩌려고 이러는가?”라고 했다.
한편, 김 수석은 야권 공세를 겨냥, “결과적으로 어제 대한민국은 하루아침에 70년 가까이 함께한 동맹국을 조롱하는 나라로 전락했다”며 “순방외교는 국익을 위해 상대국과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이다. 그러나 한 발 더 내딛기도 전에 짜깁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대통령실 해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윤 대통령 스스로 협치 상대라고 밝혀온 야당을 향해 ‘이 XX들’이라고 발언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