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햄버거 진상 승객, 사과 메시지 공개...아버지 언급無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KTX 햄버거 진상 승객’을 알린 누리꾼이 비난 여론이 과열되자 자신이 받은 사과 메시지를 공개했다.

지난달 28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KTX 햄버거 진상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해당 게시물을 통해 승무원과 다른 승객의 제지에도 KTX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햄버거를 먹는 한 여성 승객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특히 해당 승객은 다른 승객의 지적에 “너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 줄 알고 그러냐.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여성 승객의 아버지 찾기에 혈안이 됐다.

그러자 글쓴이는 지난 2일 해당 여성 승객의 신분을 확인했다며 “이제 그분의 아버지를 찾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결론은 그냥 일반적인 가정의 아가씨로 추정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이제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정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저보다 15살 어린 아가씨고 어제 뉴스 방송 후 일이 커졌기 때문에 본인도 겁을 먹고 있더라”라며 “오늘 안에 진심이 담긴 사과를 요청했다.(그날 저에 대해 발언한 모욕적인 발언 등등) 그렇지 않을 경우 모욕죄로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올라온 ‘KTX 무개념 햄버거 진상녀’란 제목의 영상 캡처 화면

그럼에도 누리꾼들의 공분이 수그러들지 않자 글쓴이는 3일 “제게 악플을 달고 연락하시는 분들께”라며 추가 글을 덧붙였다.

그는 “재차 말씀드리지만 여기에 글을 썼던 이유는 그 여자(KTX 햄버거 진상 승객)가 말한 대로 처음에는 유명한 재벌가쯤 되는 그런 사람인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막상 (진상 승객에게) 카카오톡을 보냈을 때 죄송하다고 하고 정중하게 사과를 했는데 어떻게 죽일 듯이 달려들어 침을 뱉나?”라며 “그분이 잘못하긴 했지만 방역위반 행동은 제가 벌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진상 승객의) 아버지 찾지 말아 달라는 건 유명인도 아니니 소용없는 일이어서”라며 “제가 그쪽 집으로부터 협박이나 대가를 받아서 행동을 바꿨다던가 그런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상 승객의) 아버지를 찾지 못하는 분노가 지금 저한테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한테 그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져서 죽일 정도로 위협하고 싶진 않다”며 문제의 승객이 보낸 사과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승객은 글쓴이의 사과 요구에 “솔직히 그때 그 상황 자체는 3시간 미팅을 장장하게 하고 난 뒤 너무 허기가 져서 뭐라도 먹어야겠다라는 심정 뿐이었다”며 “그래서 이렇게까지 예민한 이 시국에 마스크 방역을 준수하지 못하고 먹는 거에 급급해 햄버거를 먹은 점은 지나고 보니 반성이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한테 사과하고 반성할 기회를 줘서 너무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며 “이번 계기로 많이 느끼고 또 반성하게 된다”고 전했다.

사진=보배드림

승객은 “솔직히 그 당시 KTX에서 있었던 상황을 떠올려 보면 참 많은 생각이 스치며 현명하지 못했던 미숙했던 대처와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국이 시국인 만큼 남이 보기에도 거슬릴만한 너무나도 당연한 지적을 그땐 왜 그리 크고 예민하게 받아들였는지 그때의 상황을 돌이키고 싶을 정도로 과민하고 격양되었던 나의 반응과 미숙했던 대처에 다시 한 번 나 자신을 돌아보게된다”고 했다.

이어 “그날 열차 내 있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열차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방역수칙을 지켜달라는 승무원의 지시를 거부하면 강제 하차 등의 조처가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