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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태그호이어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10% 면세 할인 후 78만 5000엔(약 5087달러·약 70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만약 같은 제품을 미국 뉴욕에서 구매한다면 6450달러(약 889만원)를 지불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1350달러 이상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엔화 가치가 미 달러화 대비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이러한 시세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의 엔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것이지만, 다른 주요 통화 대비로도 엔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약 45%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더해 통상 명품 브랜드들은 차익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 제품 가격을 동일하게 조정하지만, 엔화 가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이를 반영하지 못한 브랜드가 상당수 발생했다. 아울러 지난 몇 년 동안 이미 제품 가격을 올린 일부 브랜드는 추가로 가격을 인상하기엔 수요가 위축될 우려가 있어 부담이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일본에서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겼고, 차익거래를 노리고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실제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308만 1600명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튀르키예가 다른 주요 국가들과 정반대로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리라화가 폭락해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일본 도쿄 내 명품 매장이 다수 위치한 긴자에선 최근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들을 가능성이 높다. 팬데믹 이전 부유한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의 명품 수요를 주도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라며 일본에서 구매했을 때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제품들을 소개했다.
샤넬 클래식 블랙 양가죽 지갑의 경우 일본에선 1만 277달러에 구매가 가능하다. 미국의 1만 1700달러와 비교하면 1423달러(약 196만원)를 아낄 수 있다. 크리스찬 디올의 자도르 슬링백 펌프스는 일본에서 860달러, 미국에서 1050달러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까르띠에 러브팔찌, 프라다 선글라스, 구찌 로퍼, 버버리 트렌치코트, 에르메스 스카프, 몽블랑 볼펜 등이 일본에서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