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에서 숨진 이남훈씨의 어머니 A씨는 정부를 향한 원망을 숨기지 못했다. A씨는 “우리 아들의 잘못이 아니다, 무능한 정부와 어른들의 잘못”이라며 “이제 눈물만 흘리지 않고 유족 여러분들과 함께 비통한 죽음을 철저히 밝힐 수 있게 동참하려 한다”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A씨는 21일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가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연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회견에 참석한 유족 중 한 명이다.
A씨는 아들을 잃은 통절한 슬픔을 토했다. 그는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데 며칠전 새벽 5시반에 어김없이 (아들) 출근 알람이 울리더라”며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릴 줄 알았다면 옆에 있을 때 더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매일매일 말해줄 걸, 얼굴 한 번 더 만져줄 걸… 내 머리를 쥐어박고 몸부림친다”고 했다.
그는 남훈씨의 사망진단서를 꺼내보이며 “사망 일시는 추정, (장소는) 이태원 거리 노상. 이게 말이 되는 일이냐. 제대로 된 정보도 알지 못하고 어떻게 내 자식을 떠나보내라 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을) 무슨 생각으로 경기도 외곽으로 흩어 놓았냐, 누가 뭐가 두려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지시를 내린 건가”라며 “유가족끼리 만나지 못하게 철저히 계산 하에 이뤄진 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태원참사 유가족의 입장발표 회견은 민변 TF가 지난 15, 19일 두 차례에 걸쳐 희생자 서른네 명의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후 현재 심경과 요구사항 등을 공식적으로 밝히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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