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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은 2012년 tvN ‘공부의 비법2’를 시작으로 여러 방송에 출연해 특유의 화술로 역사의 핵심 사건들을 재밌게 이야기해 호감도를 높였다. 특히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설민석 덕에 자녀들이 역사를 즐기게 됐다”는 찬사도 나왔다.
이후 2018년 MBC ‘선을 넘는 녀석들’, 2019년 tvN ‘어쩌다 어른’, 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tvN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까지 주요 방송사 프로그램들에 출연한 그는 출판계로도 활동 범위를 넓혔다.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설민석의 삼국지’ 등 어린 아이들에게 역사를 만화 형태로 쉽고 재밌게 풀어주는 책은 매번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큰 명성을 얻었다.
“어린이 역사책으론 대체할 것 없어”
논란에도 설민석 책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하는 이유로는 그의 책을 대체할 다른 책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인터넷 맘 카페에서는 설민석 논란 이후에도 “애들 (역사)입문용으로 설민석 책만한 것이 없다”며 “딸이 설민석 덕에 한국사를 좋아하게 됐으니 싫어할 이유가 없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댓글에는 “만화책이지만 내용도 풍부하고, 딱딱한 역사를 재밌게 이해시켜준다”, “역사적 메시지를 따지면 최태성 선생님이 낫지만 애들은 설민석 책만 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출판계에서도 설민석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여러 지식인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신 출판 평론가는 “설민석처럼 스타성이 입증된 작가의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석권하다보니 출판계에서 다양한 작가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을 계기로 출판계에서도 한 명의 스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시스템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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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그간 쌓아온 긍정적 이미지도 한 몫”
그동안 설민석이 쌓아온 긍정적 이미지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논란에도 책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결국 독자들의 신뢰가 살아있다는 것”이라면서 “특히 왜곡 논란은 사회적으로 부도덕한 행동을 했다기보단 다방면으로 지식을 전달하면서 생긴 오류 정도로 인식하고 있어, 베스트셀러 저자로서 인지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민석을 전문가보단 지식 전달자로 보는 인식이 강했던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설민석이 한국사 대중화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설민석은 인터뷰에서 늘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역사의 대중화”라고 이야기해왔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해왔는 이유에서다. 김성신 평론가는 “그 동안 설민석이 역사 대중화에 미친 긍정적 영향력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그리고 모든 것을 책임지고 방송에서 하차하는 등의 대응에 대한 대중의 평가도 다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출판사, “계속 출간해도 될지 난감”
설민석 이름을 건 책을 출간하던 출판사에서는 계속 책을 출간해도 될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설민석의 책은 대부분 만화책 시리즈로 출간됐다. 이미 시리즈의 일부가 출간된 상황에서 논란이 발생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설민석의 만만 한국사’를 출간한 출판사 아이세움 관계자는 “향후 출간 계획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면서 “어린이들 관련 도서인 만큼 신뢰도가 중요해 고민이 많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설민석의 만만 한국사’는 선사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사의 주요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낸 책이다. 전체 5권으로 구성된 시리즈 중 현재까지 1, 2권만 출간한 상태다. 출판사 입장에서 예정된 시리즈를 출간하고 마무리짓는 것은 독자들과 약속이기도 하다.
‘설민석의 고사성어 대격돌’을 출간한 출판사 한솔수북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한솔수북은 설민석이 대표로 있는 출판사 단꿈아이와 라이선싱 계약을 맺고 지난해 12월 ‘설민석의 고사성어 대격돌 1’을 출간했다. 한솔수북 관계자는 “단꿈아이 측에 후속책 출간 결정권이 있다”며 “아직까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단꿈아이 측에서는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단꿈아이는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시리즈를 출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