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미국 병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완치자들의 혈액을 고가에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을 기증받은 일부 바이오 기업들이 이를 치료제 개발업체에 고가에 팔아 이윤을 남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거래 관련 이메일 등을 바탕으로 ‘캔터 바이오커넥트 (Cantor BioConnect)’라는 생명과학 업체가 완치자 혈액을 최고 4만달러(약 5000만원)에 판매했다고 폭로했다.
| 사진=AFP |
|
이 업체는 3월 말부터 4월 하순까지 완치자 혈액을 1ml(20 방울) 당 350달러에서 4만달러의 가격에 팔았다. 구매자는 대부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업체들로, 완치자의 혈액 샘플은 개발 연구용 재료로 쓰였다. 가격은 혈액 내 항체 수치를 기준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이 업체가 혈액을 기증 받은 당시에는 100달러 정도만을 기증자에게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 분석을 통한 판매에 거액의 이윤을 남긴 것이다.
NYT는 완치자들이 선의로 기증한 혈액을 되파는 업체들이 코로나 대유행을 계기로 영리 추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영국의 여러 제약 연구소도 혈액을 구매했다. 공공화된 영국 보건 체계 특성상 그동안 혈액 거래를 낮은 가격으로 이루어졌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혈액 샘플 확보가 어려워져 미국으로부터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영국 의학연구소 ‘몰로직’의 조 피쳇 박사는 “이런 (혈액) 가격은 처음 본다”며 “사람들이 고통을 받은 대가로 만들어진 돈”이라고 말했다.